[09-23-2017] “한인고교생 영화를 위해 전문 영화인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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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우군의 단편영화 제작을 돕고 있는 전문영화인들과 배우들이 21일 한인문화회관에서 제작회의를 하고 있다.(가운데 테이블 왼쪽에서 세 번째가 찬우군,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손만성 교수)

김찬우군과 손만성 교수의 콜라보레이션

 

시카고지역 전문 영화인들이 한인 고교생의 단편영화 제작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내노라는 시카고 영화계의 거물(?)들이 이같은 선행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콜럼비아칼리지 영화학과 손만성 교수가 그 중심에 서 있다. 손 교수는 선천성 청각장애를 딛고 영화감독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존 허시고교 12학년생 김찬우군<본보 2016년 11월28일자 A1면 보도>이 지난해 12월 AMC랜드허스트극장에서 상영한 첫 장편영화 ‘I am Xenox’ 시사회에 참석했다 그의 열정에 탄복해 앞으로 김군의 멘토가 되어 적극적인 지도와 지원을 하기로 결심했다.

손 교수는 최근 김군이 대학 입학을 위한 포트폴리오용 단편영화(영화감독의 일생-Film Director’s Life)를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주기로 했다. 손 교수가 영화학도를 원하는 학생을 도와주자고 하자 평소 그와 함께 작업해 온 시카고지역의 영화제작 전문스탭들도 흔쾌히 재능기부를 해주기로 뜻을 모았다. 특수효과, 디지털 테크니션, 촬영감독, 액션감독 등 경력 20~30년의 영화계 베테랑 제작진이 한인고교생의 작품에 함께 참여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 제작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것.

또한 손 교수와 스탭진은 김군의 영화제작 전반을 지원하는 한편으로 ‘Film Director’s Life’의 제작과정(behind scene)을 별도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찍기로 했다. 영화감독의 스토리를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 또다른 촬영팀이 그 영화제작 과정을 다시 영화로 만드는 매우 특이한 구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계 경력 50년인 손만성 교수는 “찬우군이 참 대견스럽고 시카고 한인사회의 자랑이라 생각한다.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에 함께 할 수 있어 나 또한 즐겁다. 이번에 참여한 전문 영화인들은 대부분 영화제작 현장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들이다. 영화계에 오래 있다보니 알게 된 지인들이지만 17살의 학생이 장편영화를 만들었고 그가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고 했더니 두말않고 동참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찬우가 감독으로서 전문가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배우는 시간이 되고 전문영화인들과 네트워킹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찬우군은 “그동안은 모든 것을 혼자해야했지만 이번엔 교수님의 도움으로 전문가들로 영화제작팀이 갖춰지니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것 같다. 이번 영화제작을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찬우군의 어머니 조인숙씨는 “손만성 감독님이 지난번 시사회에서 만난 이후로 아낌없는 조언과, 필요한 장비를 흔쾌히 빌려주시는 등 계속며 많은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지난 16년은 참 힘들게 살았지만 찬우가 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자신감을 찾고 열정을 펼치는 모습을 보는 최근 2년은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작진과 배우 등 19명은 지난 21일 윌링 소재 한인문화회관에서 만나 사전제작회의를 가졌으며 22일부터 24일 저녁까지 문화회관 등지에서 촬영할 예정이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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