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긴장감 고조… 백악관도 예의주시
트럼프 “심각한 상황, 우연이기를 바란다”
FBI 간첩 활동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착수
미국의 핵·항공우주 분야와 관련된 과학자·연구 인사들이 최근 수년 사이 잇따라 사망하거나 실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악관과 FBI가 관련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된 인물들 가운데는 NASA 협력 연구, 핵 프로그램, 공군 우주무기 프로그램, 로스앨러모스 관련 업무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일부는 흔적 없이 사라진 실종 상태이며, 일부는 총격으로 사망했다. 구체적인 사인이 공개되지 않은 의문사 사례도 있다. 다만 수사 당국은 현재까지 개별 사건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들여다볼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개 석상에서 “단지 우연이기를 바란다”면서도 조만간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도 이번 사안을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미국의 핵 기술과 지식을 노리는 국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와 에너지부 등에 관련 과학자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요구했으며, 필요하다면 청문회를 열어 증언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실종·사망 사례로는 핵무기용 비핵 부품을 제조하던 스티븐 가르시아가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자택을 나선 뒤 행방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주 분야 연구를 전문으로 하던 프랭크 마이왈드는 2024년 7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망했으며,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나사와 협력해 외계 행성 주변의 물을 발견한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칼 그리마이어는 올해 2월 자택 현관에서 총격을 받아 숨졌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는 지난해 12월 핵물리학자 누네 루레이로가 자택에서 총격으로 사망했다. 또 2023년 7월에는 소행성 궤도 실험 등 나사의 주요 임무에 참여한 마이클 데이비드 힉스가 59세로 숨졌다.
에너지부 산하 핵심 과학 연구소가 있는 뉴멕시코 로스앨러모스에서는 행정 보조원 멜리사 카시아스가 지난해 6월 자택에서 실종됐다. 이 연구소에서 근무한 전직 직원 앤서니 차베스 역시 지난해 4월 자택에서 걸어 나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뒤 자취를 감췄다. 기밀 우주무기 프로그램을 총괄했던 윌리엄 닐 맥캐슬랜드 퇴역 공군 장군도 올해 2월 뉴멕시코 자택을 나선 뒤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FBI 관계자와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연구 분야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첩보 활동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핵심 기술 정보를 빼내거나 주요 연구를 방해하려는 목적에서 과학자들이 표적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백악관은 관계 기관들과 협력해 사건들 사이의 공통점과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한 전면적인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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