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 지아눌리아스 총무처 장관이 주도하여 최근 상원을 통과한 자동차 보험 개혁 법안은 보험사가 요율을 인상하기 전 주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그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게 함으로써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번 개혁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일리노이주가 미국 내에서 자동차 보험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가장 느슨하고 보험사 친화적인 주 중 하나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그간 일리노이주 소비자들은 매년 폭등하는 보험료에 시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어떤 근거로 가격을 올리는지 알기 어려웠으며 이를 견제할 법적 장치 또한 매우 빈약한 실정이었다.
일리노이주의 보험료 환경을 다른 주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등 미국의 대다수 주요 주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상하기 전에 주 정부 보험국(DOI)의 엄격한 검토와 최종 승인을 거쳐야만 하는 ‘사전 승인제(Prior Approval)’를 채택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이러한 주들에서는 보험사가 인상의 타당성을 수학적·통계적 근거로 입증하지 못할 경우 주 정부가 인상안을 거부하거나 수정을 명령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반면, 일리노이주는 보험사가 요율을 먼저 정하여 적용한 뒤 나중에 통보만 하면 되는 ‘사용 및 파일(Use and File)’ 방식에 가까운 시스템을 유지해 왔으며, 이는 보험사들이 시장 상황을 핑계로 요율을 인상하기가 타 주에 비해 훨씬 용이한 환경을 제공해 왔다.
또한 이번 개혁안은 보험료 산정 기준에 있어서도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에는 많은 보험사들이 운전자의 사고 이력이나 주행 거리 같은 직접적인 요소 외에도 신용 점수, 학력, 직업, 거주 지역 등 운전 능력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낮은 비운전 관련 요소들을 요율 산정에 반영해 왔다. 이는 특히 저소득층이나 소수계층 운전자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리노이는 이번 법안을 통해 이러한 불합리한 관행을 금지하고 전국적인 소비자 보호 표준에 발을 맞추려는 모양새다. 보험 업계는 규제 강화가 시장의 자율 경쟁을 저해하고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일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투명성 강화가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비용 절감과 권익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타 주의 풍부한 사례들이 법안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원 통과와 최종 시행 과정에서 보험사들의 로비와 저항이 예상되지만, 이번 개혁은 일리노이 보험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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