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여파에 등골 휘는 교회들 절반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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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운영에 부정적 영향’
소형 교회일수록 어려움 커
올해 헌금 규모는 안정적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 여파가 교회에도 미치기 시작했다.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 경제가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하는 교회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지난달 개신교 목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목사는 약 52%로 지난 조사 때의 약 37%에 비해 크게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기 직전 2년(2018년과 2019년) 실시된 조사에서는 경제가 교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는 목사가 더 많았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경제가 일시 마비됐던 2020년에도 경제가 교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는 목사는 절반을 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고물가 여파가 지속되면서 향후 경제 전망과 교회 재정에 대한 목사의 시각이 급격히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재정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많았다. 교인 수 50명 미만의 소형 교회 중 ‘현재 경제 상황이 교회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라는 반응은 61%로 상당수의 소형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인 숫자가 적은 소형 교회의 경우 교회 운영비 규모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운영비를 분담할 교인이 많지 않아 최근 살인적인 고물가의 직격탄 맞고 있다.
한편 경기 침체 우려와 고물가 여파에도 불구하고 교회 헌금 규모는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조사에서 목사 10명 중 7명은 올해 헌금 규모가 교회 예산 이상으로 걷히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약 46%는 올해 징수된 헌금이 교회 예산 규모와 비슷하다고 답했고 약 23%는 예산보다 많이 걷혔다고 밝혔다. 올해 징수된 헌금이 연간 예산을 밑도는 교회는 29%에 불과했다.
스콧 맥코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교회 외부 요인인 경제 상황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교회가 다시 늘기 시작해다”라며 “코로나 경기 부양법안 종료와 동시에 물가가 오르고 이자율이 상승하고 있어 각 교회가 향후 재정 운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헌금 징수 규모도 안정적이었다. 교회 4곳 중 3곳은 9월까지 걷힌 헌금 액수가 2021년 수준 또는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중 전년도 헌금 수준을 유지한 교회는 42%, 전년보다 늘어난 교회는 32%였다. 올해 헌금 액수가 작년 수준을 밑돈다고 밝힌 교회는 23%다. 헌금이 늘었다고 밝힌 교회 중 작년 대비 헌금이 10%~24% 늘었다는 교회가 약 15%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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