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A 승객 정보 활용해
▶ 단순 체류위반까지 대상
▶ 덴버공항 체포영상 논란
▶ “승객정보 넘겨라” 요구도
▶ 합법체류 서류 소지 권고
미국 내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승객들에 대한 이민 단속이 대폭 강화되면서 체류기한을 넘긴 단순 이민법 위반자들까지 공항에서 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항공기 기장에게 승객 정보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연방 교통안전청(TSA)이 확보한 항공 승객 정보를 ICE에 제공해 수백 명이 체포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 20일 덴버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에콰도르 국적의 27세 여성인 모랄레스 로하스가 오클랜드행 사우스웨스트 항공기에 탑승하려던 중 사복 차림의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전국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방 당국은 로하스가 비자 체류기간이 끝난 뒤에도 미국에 불법 체류해 체포됐다고 밝혔으나, 변호인단은 그냐가 2023년 J-1 교환방문 비자로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오페어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프로그램 종료 전 체류 연장 신청을 적법하게 제출하고 취업허가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ICE가 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제시하지 않았고, 콜로라도 연방법원이 올해 초 영장 없는 이민자 체포 절차를 제한하며 적법절차 준수를 명령한 판결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건이 공항에서 TSA가 보유한 승객 정보를 ICE가 활용해 이민 단속을 벌인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ICE 내부 자료에 따르면 TSA는 항공 보안 검색 과정에서 확보한 국내선 승객 정보를 ICE와 공유했으며, 이를 토대로 800명 이상이 공항이나 항공 여행 과정에서 체포됐다. 자료에는 2026년 2월까지의 단속 사례가 포함돼 있다.
TSA는 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승객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 여행 정보를 정부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과정에서 이민 당국의 관심 대상자로 분류된 경우 관련 정보를 ICE에 전달했다. 로이터가 검토한 자료에는 TSA가 3만1,000건이 넘는 여행객 기록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정보 공유를 통해 자녀와 함께 국내선을 이용하던 부모가 공항에서 체포되거나, 영주권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인 이민자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갔다가 구금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중범죄 전력자 중심이던 공항 단속이 이제는 단순 체류기한 초과자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인을 비롯한 이민자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의 한 승무원이 공개한 경험담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승무원 아잘리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ICE 요원들이 비행기에 올라와 기장에게 모든 승객의 정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고 온라인 매체 뉴스 브레이크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국적인 이민 단속 강화가 강력범죄자와 불법체류자 추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항 단속은 중범죄 혐의가 없는 단순 체류기한 초과자나 이민 절차 진행 중인 외국인까지 대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국내선 이용 시에는 유효한 신분증뿐 아니라 영주권이나 취업비자 등 자신의 합법적 체류 자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함께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민 당국의 요구를 받을 경우 자신의 권리와 법적 절차를 충분히 확인한 뒤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