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된 달걀’…높은 가격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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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과 조류독감에 외식 줄며 수요 급증까지

지난 수 년 간 거의 모든 항목에서 가격이 인상되었다. 그러나 최근 식료품을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달갈 가격의 급등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달걀 가격이 금값이다. 2022년 12월 미국에서 판매되는 달걀 열두 알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4.2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인상된 가격이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같은 요인들이 일반적으로 광범위하고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달걀 가격 폭등은 전염성이 강한 조류 독감 발병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미국에 창궐한 조류 독감을 비롯해 달걀 가격 인상을 부추긴 이유를 알아봤다. 미국에선 성탄절과 추수감사절 등으로 인해 매년 겨울마다 달걀 수요가 급증한다. 지난해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서비스 비용이 급증하자 외식을 줄인 탓에 달걀 소매 수요가 급증했다. 또, 오는 4월 부활절을 맞아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미국인들은 달걀을 많이 먹는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달걀 소비량은 미국인 1인당 평균 278알에 달했다. 대부분이 아침식사로 먹는 달걀량이다. 달걀의 공급 유지는 알을 낳는 암탉에 달려 있는데 옥수수, 귀리, 보리 등 곡물 가격이 인상되면서 양계장에서 사료 값에 부담이 늘었다. 2022년 곡물 가격을 보면 보리는 부셸 당 7달러가 넘고 옥수수 부셸 당 7달러선, 귀리 부셸 당 5달러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값이 치솟았다. 전 세계 밀과 곡물의 주요 공급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해 지난해 수출이 크게 감소해 글로벌 공급이 제한되어 가격이 인상된 것이다. 닭 사육에 드는 비용이 인상됨과 더불어 양계장 운영을 위한 에너지 비용 및 수확물을 운송하기 위해 더 많은 개스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만으로는 작년 말에 발생한 달걀 가격의 급등을 설명할 수 없다.

▲조류독감

달걀 가격 급등의 또 다른 요인은 암탉 자체의 공급이다. 지난해 초 전염성이 강한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가 발생하면서 미국에서 산란계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조류 독감은 가을에 다시 발병했고 그 결과 약 4,400만 마리의 알을 낳는 암탉이 폐사됐다. 발병 전 암탉 10마리 중 1마리 이상이 폐사한 것이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조류 독감 전파를 막기 위해 대량 살처분되면서 달걀 생산량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몇 달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계 시설을 청소하고 새 암탉을 들여와 암탉이 자라고 알을 낳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식품 산업인 어드밴스드 이코노믹 솔루션스(Advanced Economic Solutions)의 농산 전문가 애미 스미스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빵을 굽는 부활절, 에그 헌트 및 장식, 연말 연시 즈음에 달걀 수요가 급증한다고 밝혔다. 8년 전 약 4,300만 마리의 알을 낳는 새들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했다. 그 당시 달걀 가격도 급등했고 발병이 끝난 후 약 3개월 후에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조류 독감 발병 후 암탉을 보충할 시간이 더 부족해 지난해 12월 현재 미국의 산란계의 개체수는 아직 발병 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지속적인 달걀 수요

최근 몇 달 동안 달걀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달걀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조금이라도 수요를 줄이려면 더 큰 가격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은 슈퍼마켓 진열대에 있는 것이 가장 비싼 달걀 상자뿐이라 해도 소비자들이 구입하기 때문이다. 물론 식물성 대체물과 같은 대안을 찾거나 직접 닭을 키우려고 시도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달걀을 가져오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직접 닭을 키우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스미스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