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광복의 기쁨을 느낀 광복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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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취재부 차장

 

8월 15일. 2차 세계대전이 종전한 날이자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35년의 일제강점기의 치욕을 벗고 대한민국의 빛을 되찾아 태극기를 휘날리던 날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흩어진 한인 동포들은 광복절을 다양한 모양으로 기념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시카고 한인사회에서도 매년 한인회를 중심으로 기념식을 열고 대통령 축사를 전하고, 봉사상을 수상하는 등의 행사를 열고있다. 하지만 시카고에서 2014년부터 특별한 행사가 하나 더 생겨났다. 바로 글로벌풍물인스티튜트(GPI)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얼씨구’다. 이 행사는 한국의 광복절과 2차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해 매년 광복절 기간에 시카고를 중심으로 7개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매년 여러 나라의 공연팀이 초대되어 함께 축하의 장을 펼치지만 올해는 장소 문제로 한 커뮤니티만 초대되었고, 바로 일본팀이었다. 일본으로부터 빼앗긴 주도권을 찾은 날을 기념하는 광복절 행사에 일본팀이 자리해 공연을 펼친다는 것은 전 세계 어딜 가서도 보기 드문 모습이리라 생각이 든다. 일본팀 디렉터는 “한국의 광복을 함께 기념하게 되어 기쁘고, 한국팀 공연에 함께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한 말은 온갖 의문을 품었던 가슴을 쳐내는 순간이었다. 우리의 아픔은 잊을 수 없지만 과거의 역사를 딛고 세계평화와 후세를 위한 화합과 조화를 이룬 모습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일본팀이 GPI 얼씨구 프로젝트에 올해 처음 참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두 나라만 출연해 그 의미가 더 부각된 것 같다.

이번 광복절 행사에 자리한 객석에는 시카고에 관광 온 전 세계의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현지인들이 자리했고, 유동성이 강한 장소의 특성상 떠나고, 머무르는대로 객석은 계속 채워져갔다. SNS 라이브방송으로 공연을 공유하는 사람, 신명나는 장단에 춤추던 사람 등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오는 축제의 분위기 였다. 뿐만아니라 공연 장소가 당초 인파가 드문 네이비피어 선착장 부근으로 예정되었지만 우천으로 네이비피어의 중심부인 크리스탈 가든으로 공연장소가 옮겨진 것도 한몫했다. 어쩌면 ‘광복’을 기념하라는 하늘의 뜻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실내에서 펼쳐져 관람객 누구도 무더운 날씨로 지치지 않았고, 천장이 온통 유리로 되어 있어 빛이 넘쳐났으며 태극기가 휘날려지고 풍물소리가 울려퍼지는 모습은 감동이 넘쳤다.

7살 어린아이부터  70세 연장자까지 다양한 세대로 이뤄진 한국과 일본 공연팀은 세대와 국가를 초월해 신명나는 광복절 행사였다. 이 모습에 올해 초 개띠해 인터뷰 시리즈 중 최고령자였던 고 김순례 할머니와의 인터뷰가 떠올랐고, 이날 할머니가 전한 광복절날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던 ‘광복절 행사’였다.

“8월15일날 해방됐을 당시 황해도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두 손 걷어붙이고 춤추고, 만세부르고 아주 난리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