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은행 타주 진출… 올해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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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한인은행 타주 진출… 올해도 이어진다

남가주 한인은행들이 올해에도 타주에서 활발한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 격화로 레드오션이 된 가주에서 벗어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특히 올해는 하반기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타주 진출도 리스크를 충분히 분석해 알짜 지역 위주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남가주 한인은행들에 따르면 선두 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가주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타주 8개 주에 진출했고 한미은행과 오픈뱅크가 각각 5개 주, PCB 뱅크가 3개 주, CBB와 US 메트로 은행이 각각 2개 주에 진출했다.

가장 최근에는 US 메트로 은행이 22일 워싱턴주 시애틀 린우드 지점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지점은 지난 4월 소프트오픈을 통해 이미 지역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중인 상황이다. 앞서 US 메트로 은행은 6년 전 은행의 첫 타주 진출을 워싱턴 린우드로 결정하고 대출사무소(LPO)를 운영하다 수익성이 확인되자 이번에 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점으로 전환했다. LPO를 운영하면서 고객의 특성과 사업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점으로 확장하는 것은 은행들이 새로운 영업망을 확보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일 US 메트로뱅크 행장은 “고객 수요와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지점으로 전환할 요인이 충분했다”며 “향후 우리 은행의 성장 동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남가주에서 경쟁이 격화된 만큼 타주 진출은 다른 남가주 한인은행들에게도 필수다. 선두은행으로서 미 전역에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뱅크오브호프의 경우에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 현황에 맞춰 보폭을 넓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 텍사스와 현대자동차가 공장을 확대해 나가는 조지아주에 잇달아 신규 지점을 오픈하면서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지역들은 한국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식당과 같은 한인들의 스몰 비즈니스 창업도 확대가 되고 있기 때문에 한인 은행들에게 큰 기회가 된다.

반면 틈새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오픈뱅크는 한인은행 중 최초로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라스베가스의 경우 그동안 한인 은행들이 공략한 적이 없는 지역이라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한인을 비롯 아시안계 주민들이 지역에서 늘고 있어 지점망을 구축하면 선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동안 한인 은행들은 가주를 벗어날 경우 텍사스와 뉴저지, 워싱턴 등 한인 인구가 많이 살고 있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할 곳을 선택해 영업망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경우도 남가주와 마찬가지로 남가주 한인은행들은 물론 미 동부 지역에 본점을 든 다수의 한인 은행들이 들어와 있어 이제 지점을 오픈하면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서는 다른 은행들이 없는 신규 지역을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다.

다만 올해 경기 둔화 흐름은 한인 은행들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신규 지점을 오픈하려면 오피스를 물색하는 것부터 신규 인력 고용까지 큰 금액이 한 번에 들어가는데 영업이익 하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장 지점을 오픈하기보다 LPO를 먼저 열고 적은 인력으로 현지 영업 상황을 확인 후 진출하는 방식이 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타주의 경우 처음에 인력을 확보하는 것부터 쉽지기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당분간은 무리한 투자보다 안정적인 방식으로 영업망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직까지는 남가주에 본점을 둔 한인 은행들의 타주 진출이 절대 다수이지만 조지아주에 본점을 둔 한인 은행인 퍼스트 IC 뱅크가 2020년 11월 LA에 지점을 진출하며 미 서부지역에 진출했다. 현재까지도 미 동부에 기반을 둔 한인 은행 중 유일하게 가주에 진출한 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