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사망 3천명···겨울 ‘트리플데믹’ 현실화

344

CDC 전국 620만 감염
LA카운티 코로나 급증
유아들 RSV까지 기승

남가주에 한파가 찾아와 날씨가 부쩍 추워진 가운데 코로나19,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이 현실화되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독감 시즌에 독감에 걸린 환자는 지금까지 약 620만명, 사망자는 3,0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어린이 사망자도 12명이나 발생했다.

CDC 국내 인플루엔자 감시팀장인 리넷 브레머 박사는 “사람들이 독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족 모임이 많아지는 연휴가 시작됨에 따라 앞으로 몇 주간 또는 몇 달간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번 시즌에 CDC에 보고된 독감 표본 중 약 76%는 A형 독감의 H3N2 바이러스이고 나머지는 H1N1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모두 중증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의 집중치료실 책임자인 토드 라이스 박사는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30~40%가 독감 환자라며 이들은 검사 결과 대부분 H1N1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독감 시즌이 코로나19 및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유행과 함께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됐다며 코로나19 방역으로 몇 년간 바이러스 활동이 억제되면서 전염력 강한 질환과 싸울 수 있는 면역계를 가진 사람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추정했다.
올해는 특히 영유아들 사이에서 RSV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아동 병원들이 환자 급증에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시어도어 루엘 UC 샌프란시스코 박사는 “올해 RSV 환자 입원율이 2018-2019년 독감 시즌 이후 가장 높다”며 “소아 병동은 밀려드는 유아 환자들로 인해 시스템이 비상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LA 카운티에서 소아과 일반 병동 점유율은 지난 1일 60%에서 15일 64%로 올랐고, 소아과 중환자 병동 점유율은 동기간 67%에서 75%로 증가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감염자 입원 수치도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LA 카운티 보건국은 29일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04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7일 평균 코로나19 양성 판정률은 14.7%로 일주일 전보다 10% 증가, 2주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LA 카운티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지난 주말 무려 5,414명으로 껑충 뛰었다. 보건국은 그러나 실제 신규 확진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자가 진단키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양성 반응을 받아도 보건국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바바라 페러 LA 카운티 보건국장은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있지만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준수와 필요한 모든 백신을 접종받는 등 방역절차 준수를 강력 권고한다”고 말했다. <석인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