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7천명 전사 추정···”사기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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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했다가 불에 탄 러시아군 탱크<로이터>

NYT 보도···부상자 합치면 미군 기준 ‘전투임무 수행불능’ 상태 육박
러, FSB 해외정보책임자 가택연금설···”푸틴, 부대 계속 투입할 것”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3주도 안 돼 7천 명 이상의 전사자를 낸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이 추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열람하는 일일 정보보고에 담긴 이 숫자는 보수적인 집계라고 NYT가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뉴스 보도, 우크라이나 측 발표(13만5천 명), 러시아 측 발표(498명), 위성사진, 영상 등을 분석해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놨다.

예를 들어 미 정보기관은 탱크 1대에 몇 명이 탑승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대전차 미사일에 맞아 불타는 러시아 탱크들의 영상을 보고 전사자 숫자를 추측할 수 있다.

불과 20일 만에 발생한 러시아군 전사자 7천 명은 지난 20여 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각각 전사한 미군 숫자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단일 부대의 사상률이 10%에 이르면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판단하는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이러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병력이 총 15만 명 이상이고, 이 중 1만4천∼2만1천 명이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다.

일반 사병뿐 아니라 러시아 장군도 최소 3명 이상 전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전날 4번째 러시아 장군이 전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의 사기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정보보고에는 러시아 병사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숲속으로 도망치고 있다는 사례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국방부 고위 관리 에벌린 파카스는 NYT에 “이 정도의 병력 손실은 사기와 부대 결집력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병사들이 왜 싸우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 더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예상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자 러시아 정부는 최근 연방보안국(FSB)의 해외정보 책임자와 부책임자를 가택연금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전 엉터리 정보를 제공한 게 아니냐고 심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안보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그들은 이번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그가 듣고 싶어하는 것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병력 피해는 대부분 육군에 국한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파카스는 밝혔다. 러시아는 육군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공군 투입을 늘려 민간인 주거지와 병원, 학교까지 공습하고 있다.

또 러시아군의 심각한 피해가 이번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 하원 국방정보위원회 소속인 제이슨 크로(민주·콜로라도) 의원은 “푸틴의 셈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코너에 몰린 상태에서 계속 부대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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