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첫 2차 감염···WHO ‘국제비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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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거주 한국인들을 철수시키기 위해 투입된 대한항공 전세기가 368명을 태우고 한국시간 31일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흰색 방역복을 입은 검역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승무원 등 탑승자들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연합]

■ 우한 폐렴 확산 비상
우한 다녀온 아내에
시카고 60대 남성 감염
사망 213명으로 늘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 추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우한 폐렴이 사람 간에 전염된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에 대해 결국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고, 미국 정부는 주중 대사관을 포함한 중국내 미국 공관들의 핵심 인력을 뺀 직원과 가족 등의 철수 허용을 결정하는 등 신종코로나 감염증 확산의 여파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내 사람 간 전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일리노이주 보건당국은 30일 미국에서 우한 폐렴이 사람 간에 전염된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내 신종코로나 감염 환자는 6명으로 늘어났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우한 폐렴에 감염된 60대 시카고 환자의 남편으로, 미국에서는 여섯 번째 우한 폐렴 환자이자 중국에 다녀오지 않고 감염된 미국 내 첫 사례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사람 간 우한 폐렴 2차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있지만 미국에서는 처음이다.
일리노이주 보건 당국은 이들 감염자 부부와 접촉한 21명을 관찰 중이다. 미국 전체로는 29일 기준으로 36개 주에 걸쳐 확진 환자 5명을 포함한 165명에 대해 CDC가 감염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으로의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하고 미국 내 20개 공항에서 입국 여행자들을 상대로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WHO 국제 비상사태 선포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신종코로나 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다만 교역과 이동의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자문 기구인 긴급 위원회의 회의 이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확진자 9,000명 돌파
중국도 신종코로나에 대해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사망자와 확진자가 속출하며 확산 추세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1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의 누적 확진자는 9,692명, 사망자는 213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불과 하루 사이에 확진자가 1,982명, 사망자는 43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일일 사망자는 지난 20일 위건위가 공식으로 통계를 발표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고령이거나 합병증이 있을 경우 그만큼 우한 폐렴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11만3,579명이며 이 가운데 10만2,427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중화권에서는 홍콩에서 12명, 마카오에서 7명, 대만에서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주중 미 대사관 인력 철수 허용
한편 연방 국무부는 비상인력을 제외한 주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 4곳의 모든 직원과 그 가족들이 떠나도록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주 베이징 대사관과 청두·광저우·상하이·선양의 영사관에 해당된다.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은 사망자와 감염자를 내며 확산하자 필수 인력을 제외한 외교관과 그 가족들이 귀국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CNBC는 다만 이번 조치가 대사관 직원들이 중국을 떠나라는 명령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국무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중국의) 미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떠남 승인’ 상태에 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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