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연일 최고치 통제불능···트럼프, 공식석상 첫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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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대통령 문장이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위치한 월터 리드 국립 군의료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AP]

덱사스등 ‘선벨트’지역 확산세
하루 신규 확진자 7만명 훌쩍
일주일 새 사망자 4200명 급증
시신 보관용 냉동트럭도 재등장
홗산 우려 속 디즈니월드 재개장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통제불능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하루 신규 감염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선 지 열흘만에 7만명대에 올라섰고, 일주일 새 사망자가 4,200명에 달한다. 일부 지역에선 사망자 폭증으로 시신 안치용 냉동트럭까지 다시 등장하는 등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다. 줄곧 마스크 착용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0일만에 입장을 바꾼 건 상징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자체 집계를 근거로 전날 하루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만1,389명으로 최근 닷새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특히 확산세가 가파르다. 지난 1일 5만명대를 기록한 신규 확진자 수는 엿새만에 6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사흘만에 7만명을 넘어섰다. NBC뉴스도 자체 집계 결과 하루 신규 확진자가 7만명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최근의 급등세는 캘리포니아ㆍ플로리다ㆍ텍사스주(州) 등 이른바 ‘선벨트(태양이 작열하는 지대)가 확산 거점이 되고 있다.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존스홉킨스대 집계 기준(한국시간 12일)으로 325만명에 육박한 상태다.

지난 몇 개월 간 감소세를 보이던 사망자도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7일간 미 전역에서 약 4,200명이 코로나19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애리조나ㆍ플로리다ㆍ미시시피ㆍ노스캐롤라이나ㆍ텍사스ㆍ테네시 등 8개 주에서는 일일 사망자 수가 최고치에 달했다. 텍사스주 일부 지역에서는 영안실이 꽉 차면서 코로나19 발병 초기 투입됐던 시신 보관용 냉동트럭까지 다시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 중 하나로 꼽히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디즈니월드가 이날 감염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와중에도 4개월만에 재개장을 강행했다. 디즈니월드 측은 입장객 수 제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퍼레이드와 폭죽 금지, 미키마우스 포옹 금지 등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았고 전체가 아닌 일부 시설만 개방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부터 섣부른 결정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실제 배우조합 소속 무대 연기자 750여명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이들은 디즈니 측에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그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문화 전쟁’을 도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비난여론을 감안한 듯 팬데믹(대유행) 국면에서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그는 이날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 방문 일정을 마스크를 쓰고서 소화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 권고 지침을 내린 4월 3일 이후 100일만이다.

하지만 이미 코로나19로 숨진 이들이 최소 13만4,0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선거캠프의 앤드루 베이츠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바이러스를 막는 가장 기본인 마스크 착용을 정치 쟁점화하는 데 수개월을 허비했다”고 비판했다.<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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