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정권이양·옐런 재무 겹쳐 ‘증시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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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가 24일 사상 처음으로 3만포인트를 돌파하고 S&P 500 지수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내부 모습.[로이터]

■ 다우지수 3만 고지 첫 돌파 의미와 배경

2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만선을 돌파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와 그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재닛 옐런 전 연준의장의 재무장관 지명, 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 절차가 공식 시작된 소식 등이 합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우 3년10개월만에 1만P 올라

이날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454.97포인트(1.54%) 오른 30,046.24에 마감했다.

2017년 1월 20,000 선을 넘은 지 불과 3년 10개월 만에 다시 맨 앞자릿수를 갈아치운 것이다. 다우 지수는 1896년 출범 후 10,000 선을 뚫는 데 103년(1999년 3월) 걸렸으나, 이후 18년 만에 20,000 고지에 오르는 등 갈수록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또 2018년 1월 2만5,000선을 넘은지 2년 10개월만에 5,000포인트가 올랐다. <도표 참조>

S&P 500 지수 역시 57.82포인트(1.62%) 뛴 3,635.41에 마감돼 종가 기준 최고치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

■바이든 정권 인수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이날 투자자들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저녁 바이든 당선인 측에 대한 정권 인수 협력을 지시했다는 소식에 주목했다.

프린시플 글로벌 애셋 얼로케이션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토드 자블론스키는 “백신 기대감과 함께 정치적 확실성이 더해졌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대선 이후 3주 가까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방총무청(GSA)에 정권 이양 작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비록 명시적인 승복 선언은 없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 자원과 기밀 정보 브리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옐런 재무장관 지명에 월가 안도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의 바이든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 낙점 소식도 23일에 이어 24일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유력하게 거론되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이 재무장관에 지명될 경우 대대적인 월가 개혁과 함께 규제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23일 다우 지수는 전날 대비 1.12%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옐런 전 의장이 재무장관에 오르면 경기 둔화 극복을 위한 확장 재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말 중단하기로 한 코로나 대출 프로그램의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UBS의 앨리 매카트니는 “바이러스가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더블딥을 피하고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가진 상황에서 옐런을 고른 것은 안심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CNBC는 이날 증시 상승의 원인을 ▲긍정적인 백신 소식 ▲2021년 강한 경기회복 ▲트럼프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인계 시작 등으로 정리했다. LPL파이낸셜의 최고 시장 전략가 가이언 데트릭은 “이는 3월의 수렁에서 증시와 경제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여준다”며 “3만과 2만9,999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3만은 특별한 이정표”라고 전했다.

■코로나 재확산 비관론도 존재

이날 다우 지수의 3만포인트 돌파가 일제히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이같은 상승 트렌드가 이어질지 여부에 대한 우려와 비관론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무서운 재확산이 가장 큰 변수다. 코로나19로 미국 내 많은 주에서 다시 경제 활동이 제한되기 시작하면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와 내수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과 공화당이 차기 경기부양책 합의를 하지 못하면서 2차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연방 실업수당, 개인 경기부양금 등 주요 경기부양책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전국 실업수당 신청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고 가주를 비롯, 많은 주에서 주택 소유주와 아파트 세입자들의 모기지와 렌트 페이먼트 연체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경제동향 분석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 등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시간이 걸린다”며 “아직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으며 본질적으로 상당히 긴 겨울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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