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적이탈 출생신고 불가능
▶ 한인 2세 제기 본안 심리
▶ 사전심사 통과한 총 3건
▶ 헌재 통합 심리 가능해져
선천적 복수국적법 개정을 위한 제9차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의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한국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지난달 30일 미국 출생 한인 2세인 아이린 영선 홍(15·뉴욕주 거주)양이 현행 국적법의 국적이탈신고 및 국적선택명령 조항이 국적이탈의 자유 및 평등의 원칙 등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헌법소원(2026 헌마1032)에 대해 28일 만에 사전심사 통과 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법소원은 국적이탈 신고시 부모의 혼인신고와 출생신고를 선행 절차로 요구하고 있는 현행 국적법 시행규칙 조항과 국적선택명령제와 관련, 국적이탈 신고 대상자의 모친 사망으로 출생신고와 국적이탈을 할 수 없어 국적이탈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한인 2세의 사례를 최초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국적선택 불이행시 국적자동상실로 오인케 하는 재외공관의 잘못된 영문 국적법 안내 및 출생신고가 안된 한인 2세에게 개별 통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인정하고 ‘양해’를 구한 법무부의 공문 등의 증거자료를 통해 기본권 침해에 대한 청구의 적법 여부를 갖추었다고 판단했다.
이전에는 해외 출생 여성이 만 22세까지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됐으나, 2010년 ‘국적자동상실제’가 폐지되고 ‘국적선택명령제’가 도입됨으로써 국적선택명령을 받은 뒤 1년 안에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국적이 자동 상실된다.
그러나 홍양과 같이 한국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을 파악할 제도적 방법이 없어 국적자동상실 자체가 불가능하며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동 복수국적자가 되어 불이익을 받게 된 것이다. 미 공직 진출에 걸림돌이 됨은 물론 원치 않는 선천적 복수국적의 대물림까지 갖게 된다.
지난 2020년 제5차 헌법소원에서 헌법불합치 승소를 주도한 전종준 변호사는 “헌재는 2020년 결정에서 출생신고는 부모의 의무라며 국적이탈신고 관련 시행규칙에 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사전심사의 통과로 출생신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와 실효성 없는 국적선택명령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심사 통과에 따라 헌재는 국적법 시행규칙 위반으로 사전심사를 통과한 2021년 자넷 진주 최(부모의 이혼으로 출생신고와 국적이탈을 못하는 사례)와 2022년 브라이언 헌트(가명, 미국 국가기밀정보요원이라 한국계 혼혈인 아들의 출생신고시 개인 정보를 외국 정부에 줄 수 없는 사례)와 통합해 판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사전심사 통과와 유사한 케이스가 약 5년 계류되었기에 올해 안에 공개 변론을 하거나 혹은 서면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에서 2020년 국적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에 이어 이번 국적법 시행규칙의 위헌 결정까지 나오게 된다면 국회는 국적법에 대한 전반적인 개정 작업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번 헌법소원을 접수한 전유섭 변호사는 “하루속히 국적자동상실제도가 부활돼 해외에서 출생하고 주된 생활지가 외국이며 또한 한국에 출생신고도 되어 있지 않은 한인 2세들의 족쇄가 없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