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는 수분 함량이 약 95%에 달해 대표적인 수분 보충 식품으로 꼽힌다. 생으로 먹거나 샐러드·샌드위치·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지만, 단순한 수분 공급원을 넘어 면역·혈압·소화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최근 영양사 제나 호프 인터뷰를 통해 오이가 제공하는 구체적인 건강 효과를 보도했다. 호프 영양사에 따르면 오이는 100g당 약 15㎉로 열량이 매우 낮고 지방·당 함량도 거의 없는 반면, 비타민C·비타민K·칼륨 등 주요 영양소를 함께 공급한다.
비타민C는 면역 기능 유지에, 비타민K는 혈액 응고와 뼈 건강에, 칼륨은 혈압 조절과 신경·근육 기능에 각각 도움을 준다. 플라보노이드·리그난 같은 항산화 성분도 포함돼 체내 염증 완화와 노화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식이섬유는 많지 않으며 대부분 껍질에 집중돼 있다. 호프 영양사는 “오이를 껍질째 먹으면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고, 주스보다 그대로 먹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소화 개선이나 복부 팽만 감소 효과를 뒷받침하는 뚜렷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오이는 ‘저포드맵(Low-FODMAP) 식품’으로 장을 자극하기 쉬운 탄수화물이 적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도 비교적 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높은 수분 함량이 소화 과정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혈압 관리 효과를 시사하는 연구도 있다. 인도 사베타 간호대 연구진이 고혈압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 연구에서, 2주간 매일 오이 100g을 섭취한 그룹은 수축기 혈압이 약 6.9%, 이완기 혈압이 약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이에 포함된 칼륨과 수분이 혈압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이를 치료제로 볼 수는 없으며,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오이는 안전하지만 일부는 주의가 필요하다.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비타민K가 혈액 응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섭취량을 갑자기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호프 영양사는 “일반적인 식사 수준에서 과다 섭취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더 건강하게 먹으려면 올리브유·아보카도·견과류 같은 건강한 지방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K 같은 지용성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가공 방식에 따라 건강 효과도 달라진다.
설탕·식초로 빠르게 절이는 방식보다 소금물로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방식이 장내 유익균 증가에 더 효과적이다. 다만 시중 일부 제품은 열처리 과정에서 유익균이 사라질 수 있어 구매 시 발효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수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