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명소 불이 꺼졌다···’지구 살리자’ 캠페인 ‘어스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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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어스아워' 행사에 참여한 누리꾼들이 인증사진을 올렸다.<인스타그램 캡처>

27일 오후 8시30분 서울시청 조명이 갑자기 1시간 동안 꺼졌다. 토요일 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갑작스러운 정전 사고는 아니었다. ‘2021 어스아워(Earth hour)’ 행사의 하나로 일부러 끈 것이다.

27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세계 도시 곳곳의 랜드마크들이 지구를 위해 불을 끄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연 보호를 위해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처음 시작, 현재 전 세계 7대륙, 190개 나라, 1만8천여곳에서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이날 오후 8시30분 서울시청사, 한강교량, 남산서울타워, 숭례문, 롯데월드타워 등에서 동시에 불을 껐다. 영국 런던에서는 국회의사당, 런던 아이, 샤드 마천루,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소등 행사가 이뤄졌다.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은 “의회가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어스아워에 참여하는 것은 환상적”이라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데 우리가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물론 싱가포르와 홍콩의 마천루 등도 참여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도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 실천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례 행사에 힘을 보탰다.

올해는 특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이동금지령 때문에 구경 인원이 예년보다 줄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에펠탑이 3단계에 걸쳐 점차 어두워지는 식으로 참여했지만 전국이 오후 7시부터 통행 금지령에 들어가 있어 바깥에서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콜로세움에서 불이 꺼졌는데 로마 내 이동 제한을 관리하는 경찰은 소수의 구경꾼들의 서류를 확인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를 주관하는 국제적 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의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물고기 수 감소와 숲의 감소 등으로 생물 다양성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고 경제를 운영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연 보호는 우리의 도덕적 책임”이라며 “자연을 잃는 것은 전염병에 더 취약하게 만들고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며, 식량 안보를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어스아워 관련 인증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earthhour’를 검색하면 54만 개의 게시글이 있고, ‘어스아워’를 검색하면 5,400여 개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누리꾼들은 “평소에 당연하게 이용하던 전등이 없으니 정말 어두웠다. 에너지의 소중함을 깨달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한 시간이 모여 조금 더 아름다운 지구가 되길” “불멍(불 보면서 멍 때리기) 재미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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