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유니콘을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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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 대표

 

유니콘(Unicorn)은 상상속의 동물이다.  백마의 모양을 가지고 이마에 긴 뿔을 달고 있다.

유니콘은 오랫동안 유럽에서 힘과 순결의 상징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이런 유니콘이 비지니스에서는 다른 뜻으로 사용이 된다. 아직 주식시장에 상장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상장이 되면 엄청난 가치가 있을 수있는 회사들이 있다. 이런 회사들 중에 시장 가격 기준으로 미국돈으로 1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회사들이 있는데, 이들을 유니콘 또는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한국 돈으로 환산 하면1조 이상의 가치가 있는 회사들이 되는 것이다. 상장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가치가 있다면 어마어마한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어떤 회사들은 유명세에 비해 실제로는 이익이 나지 않는다. 또 어떤 회사들은 초반에는 유망했지만 현재는 볼품없는 회사로 전락한 경우도 있다. 죽은 유니콘인 것이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의 포츈지(Fortune)에서 발표한 전세계의 유니콘 기업은 모두

174개 회사다. 이 중에는 택시회사로 많이 알려진 우버(Uber Technology) 와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Airbnb) 라는 회사도 포함이 되어 있다. 한국 기업 중에는 단 한개가 올라와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이라는 회사가 그것이다. 이 회사는 온라인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많은 사람이 대량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국의 젊은 소비자 중에 쿠팡을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요즘 거의 없을 것이다.

 

지인 중에 참으로 성실하고 믿음직한 분이 한분 계신다. 사업도 참 잘하시는 분이다. 이 분께서 금년초에 필자에게 이런 솔깃한 말씀을 하셨다. “우버가 상장하기 전에 그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동참하시지요.” 이 분께서는 2012년에 페이스북이 상장하기 전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두고두고 미련을 가지고 계셨다. 그러시다가 이번에 우버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 놓치고 싶어하지 않으신 것 같았다.

 

필자는 돈은 없고 의심은 많아서 이 분과 함께 우버주식에 투자하지 못했다. 그분은 꽤 큰 돈을 투자하신 모양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그분께서 사기를 당하셨다고 말씀을 하신다. 자신들이 우버라든지 에어비앤비와 같이 아직 상장하지 않은 회사들의 주식을 싼 가격으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속여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서 개인적으로 흥청망청 써버린 녀석들에게 당한 것이다. FBI에서는 이녀석들을 진작부터 조사중이었다고 알려진다. 이녀석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회사 웹사이트에서 자신들은 고객들로부터 유치받은 돈으로 투자를 계속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비상장 회사의 주식은 보통사람들이 사기가 매우 어렵다. 회사가 추가로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현재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이 이 주식을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사실상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미래에 가치가 분명히 올라갈 것으로 생각되는 회사의 주식을 누가 싼값에 팔것인가? 상상 속의 유니콘인만큼 보통사람들에게는 눈에 잘 띄지도 않고 기회가 오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 속의 유니콘을 만난 사람들도 있다. 페이스북이 상장하기 전에 그 회사 건물벽에 그림을 그려준 댓가로 그 회사의 주식을 대신 받은 한인화가가 있다. 이 화가는 2005년에 페이스북의 본사 건물에 벽화를 그려준 댓가로 몇만달러의 수수료 대신에 그 회사의 주식을 받았다고 한다. 이 주식의 가치가 2012년에 페이스북이 상장을 한 뒤에 2억달러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돈 2천억원이니 이 화가야 말로 유니콘을 제대로 만난 분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진경준 검사장이란 사람도 2005년에 아무도 몰래 살짝 유니콘을 만난다. 그는 넥슨이라는 회사가 상장하기 전 그 회사의 주식을 싼 가격에 받는다. 넥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게임 업체다. 지난 20여년간 이 회사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게임업체로 자리 잡았다. 이러는 와중에 이 회사는 여러가지 법률적인 문제에 부딪히자 넥슨의 대표는 자신의 동창이었던 진경준 검사장이란 사람에게만 슬쩍 유니콘을 보여준 것이다. 진경준이란 사람은 평검사 시절에 여름휴가철에 암표를 팔아 4천원의 이득을 본 직장인을 구속기소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선배검사들이 몇억씩 받고 기업의 뒤를 봐준 사건이 있으면 그들에게 호통을 쳤다고 한다. 돈 몇푼에 검사의 양심을 판다고 말이다. 2005년에 넥슨 대표로 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서 10년 만에 126억원을 벌어 들인 그에게 몇억은 푼돈이었을 것이다.

 

유니콘을 몰래 만난 댓가는 컸다. 그 일로 진경준씨는 검사장자리에서 물러나 지금 감옥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