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LA 잇는 ‘66번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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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첫 대륙횡단 도로 ‘66번 국도’.<연방공원관리청>

미 국립 역사트레일 지정 추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까지 총 2,451마일(3,945km)를 잇는 유명 도로 ‘66번 국도’(Route 66)가 ‘미 국립 역사 트레일’(National Historic Trail)로 지정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첫 대륙 횡단도로이자 미국인들이 가장 큰 애착을 느끼는 길로 손꼽히는 66번 국도를 ‘국립 역사 트레일’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국립 트레일 시스템 법'(NTSA) 개정안이 최근 연방상원에서 발의됐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톰 우달(민주/뉴멕시코)과 짐 인호프(공화/오클라호마) 연방상원의원은 이 도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도시 경제 발전에 기여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지역경제 재활성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우달 의원은 66번 국도가 “해방”을 상징하며, 8개주에 걸쳐 있는 동네 구멍가게들과 지역 특색이 반영된 작은 식당들, 탁 트인 자연을 누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법안은 문화 명소 66번 국도를 보호하고, ‘미국 메인 스트리트'(66번 국도 별칭)로서의 중요성을 미래 세대에까지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호프 의원은 “66번 국도는 미국 개척자 정신의 표상”이라면서 “의회가 유서 깊은 역사 도로 보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최근 66번 국도 인근 도시와 마을에서 노후된 건물과 명소를 재단장, 더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며 “연방하원은 지난 6월 유사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고 전했다. 법안이 승인되면 연방공원관리청(NPS)이 66번 국도 관리를 맡아 도로 보존 및 개발, 홍보 등을 위한 기금을 지원하게 된다. 미국에는 현재 19개 국립 역사 트레일이 있다. 원주민 강제 이주 경로인 ‘눈물의 트레일’, 메리웨더 루이스와 윌리엄 클라크 탐험대의 ‘루이스 앤드 클라크 트레일’, 흑인 인권운동을 기리기 위한 ‘셀마 투 몽고메리 트레일’ 등이 포함된다.

일명 ‘어머니의 길'(Mother Road)로도 불리는 66번 국도는 연방공공도로국이 1926년 기존 국도를 연결, 최초의 연방 고속도로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탄생했다. 대공황 이후 서부 이주 물결, 로드트립 문화 등을 타고 길을 따라 크고 작은 상점과 숙박시설, 주유소 등이 생겨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다. 넓직한 고속도로 신축과 함께 1985년 6월 미국 고속도로에서 지정 해제되고 공식 지도에서 삭제돼 인근 지역에도 된서리가 내렸으나 길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자 2003년 국도로 다시 복원됐다.

이 길에 대한 미국인들의 애틋한 마음과 관심은 재즈 피아니스트 겸 가수 냇 킹 콜이 1946년 발표하고 영국 뉴웨이브 밴드 ‘디페쉬 모드’가 리믹스해 부른 노래 ’66번 국도’ 등 수많은 노래에도 반영됐다. 또 디즈니 애니메이션 ‘카'(Car)를 비롯한 다양한 영화와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66번 도로 일주’는 많은 이들의 ‘버킷 리스트’에 올라 있다. 66번 국도는 시카고 다운타운 미시간애비뉴를 기점으로 미조리, 캔사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주를 거쳐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해변까지 이어지며, 3개의 타임존에 걸쳐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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