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성 약물·사우나 병행 치료 논란…검시 결과 “극심한 탈수가 직접 원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의 한 웰니스센터에서 이른바 ‘심장 프로토콜(Heart Protocol)’ 의식을 받던 여성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해당 치료를 진행한 의사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정신과 전문의인 새뮤얼 리(44)는 2025년 2월 10일 발생한 티나 소디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새뮤얼 리는 미국 정신의학·신경학 전문의 자격을 보유한 의사로, 자신을 “영적 접근법을 활용하는 통합 정신과 전문의”라고 소개해 왔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리는 마이애미비치의 사비아 웰니스 하우스(Sabia Wellness House)에서 진행된 이른바 ‘심장 프로토콜’ 의식 과정에서 소디 씨에게 여러 종류의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장에는 소디 씨가 케타민(Ketamine), MDMA(엑스터시), 환각성 물질인 DMT 등이 혼합된 약물을 복용한 뒤 의식에 참여했다고 적시됐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는 웰니스센터 내 사우나에서 의식을 잃은 소디 씨를 발견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리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지만, 소디 씨는 끝내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리는 자신이 의료 면허를 가진 의사인 동시에 ‘이터널 라이프 트라이브(Eternal Life Tribe)’의 장로라고 설명하며, 해당 의식은 의료행위가 아니라 종교적 성례 의식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리와 주고받은 문자와 이메일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의식 참가비 2,000달러를 결제한 영수증도 포함돼 있었다.
또한 소디 씨는 의식 참여에 앞서 자발적으로 참가한다는 동의서에 서명했으며, 식물성 및 서양식 환각성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과 위험성을 인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전에는 장(腸) 정화와 기생충 제거 프로그램을 시행하라는 안내도 받았으며, 리는 메시지를 통해 “장이 깨끗할수록 의식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당국이 확보한 영상에서 리는 케타민 치료가 일반적인 환각 효과보다 ‘명료함(clarity)’을 높이는 의식적 치료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일반의약품인 GABA 보충제를 통해 뇌를 안정시키고, 세 차례에 걸쳐 이른바 ‘심장 약물’을 투여해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 뒤, 효과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근육 주사 방식으로 케타민을 투여한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는 이 같은 4~6시간의 치료가 우울증, 불안장애, 자살 충동, 중독, 외상 후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홍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검시국은 복합 약물 투여와 기생충 제거 프로그램, 사우나 이용이 함께 작용하면서 극심한 탈수가 발생했고, 이것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리는 지난 14일 과실치사 혐의로 정식 기소됐으며, 그의 변호인은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유족 역시 언론 인터뷰를 사양하며 사생활 보호를 요청했다.
웰니스센터 측 변호인 리처드 쿠퍼는 성명을 통해 “고인은 소중한 친구였으며 매우 안타까운 사고였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서양의학과 함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대체 치료법의 가치를 계속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텍사스 의사면허위원회는 사망 사건 이후 리의 의료면허를 일시 정지했으며, 플로리다에서는 그의 의사면허가 만료 및 연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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