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다 죽이겠다’ 노골적 증오 표출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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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총격 참극 발생 다음날인 17일 총격 현장의 하나인 한인 운영 마사지 업소 아로마세라피 스파 앞에 많은 현지 미디어들이 몰려 취재를 하고 있다.[애틀랜타-이인기 기자]

■ 애틀랜타 한인 스파 연쇄총격 참사
범인 소셜미디어 코로나 연관 ‘음모론’ 게시
2개 한인업소 70대 업주 등 4명 신원 파악

남동부 한인 밀집지 애틀랜타에서 지난 16일 한인 마사지 업소 등을 대상으로 연쇄 총격사건을 일으킨 백인 남성 용의자가 사건을 일으키기 하루 전 소셜미디어에 ‘중국 바이러스가 미국인 50만 명을 죽였다’는 등의 음모론을 담은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용의자가 당시 사건 현장에서 총기를 난사하며 ‘아시안을 다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업소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하는 등 아시아계 마사지 업소 3곳을 연쇄적으로 노려 한인과 아시아계 6명 등 총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이번 참극이 아시안 대상 인종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높아져 한인사회 등 전 미국이 경악하고 있다.

■한인 4명 등 사망자 신원

이번 연쇄 총격사건으로 사망한 4명의 한인들은 모두 총격 대상이 된 골드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스파 등 2곳의 마사지 업소 관계자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골드 스파에서 숨진 한인 여성 3명은 70대 한인 업주와 70대 직원 박모씨, 그리고 50대 직원인 또 다른 박모씨이며, 아로마테라피 스파에서 사망한 한인 여성 1명은 60대 매니저 유모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체로키 카운티의 또 다른 아시안 마사지 업소 총격 사망자들 중에는 중국계가 3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체로키 카운티 당국은 이곳 총격의 희생자들 신원이 샤오제 얀(49), 다오유 펭(44)과 애슐리 야운(33), 폴 안드레 마이클스(54)로 확인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사망자 8명 가운데 한인 4명을 포함한 총 6명이 아시아계로 확인된 것이다.

■용의자 중국 혐오 글 나와

사건 다음날인 17일 북가주 베이지역 NBC 방송은 용의자 로버츠 애런 롱(21)이 범행 전 페이스북에 중국을 혐오하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롱은 페이스북에 “중국은 ‘우한 바이러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다. 미국인 50만명을 죽인 것은 21세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획의 일부”라며 “우리 모두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 중국은 우리 시대의 최대 악”이라는 등 음모론을 제기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셜미디어에서는 롱의 이름으로 최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인스타그램에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올려져 있는 것이 캡처돼 확산되기도 했다. 이같은 메시지는 현재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실제 롱이 올린 것일 경우 이번 총격 살인사건이 중국인 등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찰은 증오범죄 단정 안 해

이와 관련 17일 애틀랜타 경찰 당국은 용의자 롱의 증오범죄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면서도 그가 평소 섹스 중독을 가지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수사 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지 이번 사건은 미 전역에서 아시안에 대한 인종증오 폭력과 위협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며, 최근 애틀란타 지역에서 아시안 주민들에 대한 언어폭력과 괴롭힘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였다고 17일 보도했다. 아시안 주민에 대한 인종혐오 범죄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서 나온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건물들에 ‘우한 전염병’이라는 낙서나 곰이 젓가락으로 박쥐를 먹고 있는 그림 등이 등장해 아시안 커뮤니티에 경고음이 울리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김상목·박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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