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다시 뛰자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생활비 부담 가중 속 11월 중간선거 앞둔 정치권도 ‘긴장’
미국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오르며 가계 경제는 물론 정치권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1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0.9% 상승에 이어 두 달 연속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로는 3.8%나 치솟으며, 2023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번 물가 급등에 결정적 원인은 에너지 가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휘발유, 디젤, 항공유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4월 에너지 가격은 한 달 만에 3.8%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5.4%, 난방유가 5.8% 올랐으며 전기요금 역시 동반 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식품 가격도 다시 뛰었다. 4월 식품 가격은 0.5% 상승했으며, 그중 식료품점 물가는 0.7% 올랐다. 특히 쇠고기 가격이 2.7% 급등했고, 과일, 채소, 유제품, 달걀 등 필수 품목들이 줄줄이 오르면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은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4% 오르며 2025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주거비는 0.6% 상승했고, 항공 요금은 연료비 부담 탓에 2.8% 뛰었다. 의류, 신발, 가구 등 공산품 가격까지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8%를 기록, 지난 3월(2.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전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압박이 계속될 경우 에너지, 운송, 식품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 안정세가 흔들리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3.75% 범위에서 동결한 바 있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현재 금리 수준이 2027년까지 유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재선 당시 물가 안정과 생활비 부담 완화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대외 변수로 인한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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