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제’호소에도 고작 1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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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속 여행 자제 경고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항공 여행에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 저녁 투명 가림막이 쳐진 LAX 국내선 터미널 보안 검색대 앞에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 있다.[박상혁 기자]

연휴 미국인 대이동
항공줄고, 차량이용 비슷
코로나 폭증사태 우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보건 당국의 잇단 여행 자체 경고에도 불구하고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미 전역에서 이미 1,000만여 명의 미국인들이 이동에 나선 것으로 나타나 연휴가 끝난 다음 주부터 코로나19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6일 KTLA 방송은 AP 통신을 인용해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미 전국 공항들에서 보안검색대를 지나 항공기에 탑승한 여행객은 하루 90만명에서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공항을 통해 여행에 나선 항공 여행객만 일주일새 600만 명을 넘는 다는 것이다.
특히 특히 추수감사절 전날인 25일에는 107만967명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16일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또 항공여행 보다 더 많은 미국인이들이 자동차를 통해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여행에 나서고 있다. 남가주자동차클럽(AAA)은 24일부터 29일까지 연휴 기간 남가주 지역 주민 386만명에 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중 92%가 자동차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과 비교할 때 미 전국적으로 항공 여행객이 60% 줄고, 남가주에서는 48% 감소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자동차 여행객까지 포함하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전국자동차클럽 측은 이번 연휴기간 미 전국에서 5,000만명이 여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해보다 여행객이 500만 명 정도 감소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국의 거듭된 경고로 많은 미국인들이 항공여행 대신 자동차를 통해서라도 추수감사절 연휴 여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연휴가 끝나는 12월 초부터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르게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밴더빌트 의대 윌리엄 섀프너 교수는 추수감사절 여행과 가족 모임 여파로 “1∼2주일 뒤 코로나 환자는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LA 국제공항 터미널에는 코로나 신속 테스트 부스가 설치됐고, 항공사들은 체크인 카운터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했으며, 여행객들도 마스크와 마스크와 얼굴가리개로 무장한 채 여행에 나서고 있다. 많은 여행객들은 감염 위험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땡스기빙데이에 가족들을 만나는 것을 포기하기 어렵다며 여행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안전수칙을 지킨다고 하더라고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이 감염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같이 사는 사람들과 함께 집에서 보내는 것“이라고 여행 자제를 다시 강조했다.
앤소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조금만 더 버텨달라. 이것이 연휴 전 내 마지막 부탁“이라고 간곡히 호소하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