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온라인과 오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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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위스콘신대 교수/유아교육학 박사) 

코로나19의 발생과 그 공격적인 전파력은 인간 개개인의 신체적, 심리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정과 사회는 물론 경제와 정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스크의 착용과 외출 자제가 장기화되고, 여행이나 외식은 생각도 못하며, 공원에 나가는 것초차 매우 조심스럽다. 이제는 전세계가 코로나19의 제2차 팬데믹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여전히 ‘집에 머물기(stay-at-home)’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의 실천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유치원과 초중고, 대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로 인해서 개학이 몇 차례 연기되다가, 결국 시차를 두어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학습 환경 조성과 개선을 위해서 다들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의 대학들은 이미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위스콘신 대학도 연장된 봄방학에 이어서 모든 수업을 온라인 강의나 수업 방식으로 전환했다. 요즈음 대학에서 오는 이메일은 거의 모두가 온라인 수업에 관한 대응과 그 교육 방침 마련을 위한 각종 조언들로 가득하다.

나도 3월 봄방학 내내 교수학습계획서를 다시 짜면서, ‘온라인 동시접속(라이브) 수업(online synchronous/live teaching)’을 준비하면서 보냈다. 기존에는 오프라인 수업에 온라인 플랫폼을 보충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들과의 회의 등에도 ‘줌(Zoom)’과 같은 화상 프로그램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장기전으로 치닫는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가상수업 방식인 줌 화상수업(zoom video teaching)을 통해서 학생들의 얼굴도 보고, 강의 자료까지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어서 그나마 참 다행히다.

이제는 당분간이나마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원격수업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학교들이 문을 닫고, 교사가 집에서 수업을 쌍방향으로, 실시간 영상강의를 통해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그 누구가 상상을 했겠는가? 그것도 아주아주 작으면서 동시에 매우 치명적인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매년 봄학기마다 나는 중국의 우한(Wuhan)에서 온 학생의 석사논문을 지도해 왔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올해에는 온라인으로 지도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지도하기로 한 학생이 비자까지 받은 상태에서,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인하여 그만 공항에서 미국으로의 입국을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온라인상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그의 논문을 지도하고 있는 중이다. 나로서는 학생과 직접 마주앉아 지도도 해주고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런 정다운 만남과 시간들을 갖지 못하는 현실이 그저 매우 많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학년을 마다하고 학생들에게 있어서 학교교육과 수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교는 인간의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성장과 발달의 기초를 쌓고 형성해갈 뿐만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중추망을 이루는 곳이다. 온라인만으로는 가정과 사회와 학교가 다 제구실을 할 수가 없다. 인간은 만나서 어울려야 하고, 함께 울고, 웃고,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스승과 제자 사이의 ‘오프라인(off-line)’ 교육을 재개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하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