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납세자들이 받는 세금 환급금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상당수가 이를 소비보다 저축이나 부채 상환에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4월 14일 기준 이번 세금 신고 시즌 평균 환급금은 3,400달러를 넘어 전년보다 약 1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원 빅 뷰티풀 법안(OBBBA)’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 법안은 초과근무 수당 일부 공제(최대 1만2,500달러), 자녀세액공제 확대(2,000달러→2,200달러) 등을 포함해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 특히 5,300만 명 이상이 관련 혜택을 활용했으며, 2,500만 명 이상은 평균 3,100달러 수준의 초과근무 공제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환급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월 기준 미국 물가상승률은 3.3%로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은 2.7%, 에너지 가격은 무려 12.5% 급등했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물류가 제한되면서 유가가 오르고, 이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늘어난 환급금이 생활비 상승에 대부분 흡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여성법센터의 에이미 마쓰이 부회장은 “환급금 증가분이 일상 비용 상승에 사실상 상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비 행태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신용평가사 익스피리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은 환급금을 저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전년보다 증가한 수치다. 약 20%는 부채 상환, 17%는 생필품 구매, 10%는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외식이나 여행 등 ‘사치성 소비’에 쓰겠다는 응답은 6%에 그쳐 오히려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과 물가 부담이 소비를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세제 혜택으로 환급금은 늘었지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가계는 지출보다 재정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해당 법안은 세금 감면뿐 아니라 저소득층 지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회예산국(CBO)은 식품보조프로그램(SNAP) 근로 요건 강화로 향후 참여자가 월 평균 24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저소득층 가구는 장기적으로 연간 약 1,600달러 수준의 자원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측됐다.
결국 올해 세금 환급금 증가는 단기적인 소득 증가 효과는 있지만, 물가 상승과 정책 변화 속에서 가계 경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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