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돕겠다” 코로나19 대응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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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전직 간호사·의사 수천명 자원

 

세계 최대 코로나19 발생국이 된 미국에서 전직 간호사·의사 수천명이 도움을 요청하는 부름에 응답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보도했다.

이들 전직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의료·보건 체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팔을 걷고 나서면서 일면 단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자신들의 전문성 및 돕고 싶다는 열망과 고령으로 인해 높아진 취약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시에 사는 제인 베델(63)은 지난 2월 28일 은퇴 파티를 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돕겠다고 신청했다. 그녀는 나이가 많은 데다 최근 암을 앓은 전력이 있어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술에 방사선 치료, 화학 치료를 받았고 이는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베델은 설명했다. 그는 “가족들은 나를 살아 있게 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나는 심지어 자전거를 탈 때도 ‘충돌 사고는 피하는 게 좋겠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나를 살려놓기 위해 정말 힘들게 일했으니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델은 그러나 “나는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 선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그것은 마치 선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 크리스탈레이크에 사는 줄리아나 모라스키(68)는 전직 응급실 간호사였다. 모라스키는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다가 일에 복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감당하지 못할 처지에 있었고 친구들이 도움 없이 두들겨 맞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며 “그들을 버린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지만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이유로 응급실에 배치되지는 않았다. 대신 공중보건 국장은 “전화를 받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라스키는 “참 잘된 일이다.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내 코로나19의 최대 확산지가 된 뉴욕주에는 미전역에서 수천명의 의료 인력이 지원에 나섰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이날 “500명 이상의 구급 및 응급의료 요원과 2천명의 간호사, 250대의 구급차가 뉴욕시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뉴욕 주내에서 약 8만명에 달하는 전직 간호사·의사 등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 조지아주에서도 3천명이 넘는 은퇴한 간호사들이 다시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나섰다고 CNN은 전했다. 조지아주 간호사협회 회장 리처드 램피어는 3천∼3천500명 사이로 추정되는 간호사들이 다시 간호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16년간 간호사로 일했고 현재 애틀랜타의 그레이디 병원 원무과에서 일하는 에리카 밀스는 “그 어느 때보다 응급실에 간호사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램피어 회장은 다만 많은 간호사가 마스크와 장갑 같은 개인보호장비를 다시 쓰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코로나19에 노출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는 31일 의료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긴급 문자메시지를 전주민에게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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