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혈액암 진단을 받은 미국 여성이 한 달 약값이 최대 1만5천달러에 달하는 항암제를 온라인 약국을 통해 4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한 사연이 알려지며 미국의 고가 약값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9년 전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진단을 받은 데비 로즈(Debbie Rhodes) 씨는 생존 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치료제로 알려진 이매티닙(Imatinib)을 처방받았다. 당시 보험 적용을 받아 안도했지만, 약사는 환자 본인 부담금이 월 1만3천~1만5천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년 전 변호사인 남편 랜디 로즈(Randy Rhodes) 씨가 새 건강보험에 가입한 뒤 상황이 바뀌었다. 새 보험이 이매티닙 비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부부는 매달 수천달러를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였고, 평생 모은 자산을 소진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랜디 씨는 “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충격과 걱정이 컸다”며 “은퇴를 포기하고 자산을 정리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저렴한 약값을 찾아 나섰고, 온라인 약국 ‘코스트 플러스 드럭스(Cost Plus Drugs)’를 발견했으며 여기서 판매하고 있는 이매티닙 가격은 40달러 미만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기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사용되는 400mg 이매티닙 30일분 가격은 39.75달러였다. 제조원가 25.65달러, 약국 마진 3.85달러, 조제비 5달러, 배송비 5.25달러가 포함됐다.
반면 같은 약의 미국 소매 본인부담 가격은 9,657.30달러로 표시됐다.
이매티닙은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가 개발한 ‘글리벡(Gleevec)’의 복제약(제네릭)이다. 특허는 2015년 만료됐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여러 제네릭 제품이 시판 중이다.
조사에 따르면 유럽에서 이매티닙 연간 비용은 약 4천달러 수준인 반면 미국 평균은 연 3만5천달러에 달했다. 미국 내에서도 공급업체에 따라 연간 약값이 4,423~7만2,300달러까지 차이가 났다.
전문가들은 약가관리업체(PBM)와 민간 중개기관이 미국 약가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사는 협상 과정에서 할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약값을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무보험자, 고액 공제형 보험 가입자, 보험 비적용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이 같은 높은 약값 부담에 그대로 노출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환자들은 코스트 플러스 드럭스 외에도 굿Rx(GoodRx), 웰Rx(WellRx), 싱글케어(SingleCare) 등 플랫폼을 통해 저렴한 약을 찾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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