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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y 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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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신청 1,100만건 적체…“합법 이민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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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트럼프 2기 지연 급증
▶ 접수 확인조차 못 받아 “사실상 전반적 마비”

미국 내 이민 신청 적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며 합법 이민 절차마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인 NPR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민권·영주권·취업허가·망명 신청 등 약 1,160만 건이 처리되지 못한 채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단순한 지연을 넘어 신청 접수조차 확인되지 않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인 USCIS가 심사 절차를 강화하면서, 일부 신청자는 수개월 동안 접수 여부조차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합법적 체류 자격을 기다리던 이민자들이 추방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적체는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1년 사이 대기 건수는 약 200만 건 늘어나, 1기 행정부 4년 전체 증가폭을 뛰어넘었다. 일부 신청은 몇 달 만에 처리되는 반면, 다른 신청은 접수 확인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등 심각한 불균형도 나타나고 있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현장의 혼란을 호소한다. 한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정말 서류를 보낸 것이 맞느냐’고 되물을 정도로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접수 확인서가 없어 법원에서 추방 절차에 직면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신청자는 최대 8개월이 지나서야 접수 확인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부는 보안 강화를 이유로 심사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강화된 심사에는 소셜미디어 검토, 지역 방문 조사, 까다로운 시민권 시험 등이 포함됐다. 반면 이민 정책 전문가들은 “합법 이민까지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며 사실상 이민 억제 전략이라고 비판한다.

적체는 ‘프론트로그(frontlog)’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접수는 됐지만 서류가 개봉조차 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데, 현재 약 25만 건에 달한다. 이민 시스템의 낙후된 행정 처리 방식과 전자화 지연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적체 장기화가 이민자뿐 아니라 행정부에도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