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으로 찾아가는 은퇴 커뮤니티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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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앤 밧소는 큰 수술을 받은 뒤 몇 달 간 재활 시설에서 지내다가 다시 자택으로 돌아와 지내고 있다.[Michelle Gustafson for The New York Times]
■ 자택 ‘지속 돌봄 프로그램’ 관심

노년에 자택 살면서 정기적 돌봄 받는 길
은퇴단지 아닌 자기 집에서 오래 머물러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바로 도움

캐롤 앤 밧소는 병든 부모와 장애인 남편을 동시에 돌보느라 여러 해 무진 애를 썼다. 세 명의 환자들이 한꺼번에 뉴저지 북부에 위치한 그의 집에서 호스피스 케어를 받은 적도 있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그런 미칠 것 같은 상황을 나는 절대로 내 아이들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았어요.”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일하다 은퇴한 밧소는 당시를 회고한다.

부모와 남편이 모두 사망하고 2012년 델라웨어의 작은 마을 루이스로 이사하면서 그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69세였던 그는 장기요양 보험과 소소한 연금이 있었지만 저축해 놓은 돈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생활비가 덜 드는 지역으로 이사를 한 것이었다.
“나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그는 고심을 했다.
루이스에서 그는 지속 돌봄 은퇴 커뮤니티(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CCRC)들 중에 아주 선구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은퇴 단지가 아닌 자기 집에서 살면서 받는 지속 돌봄 프로그램이다.
보통 CCRC는 독립적 생활을 하다가 도움이 필요해지면서 어시스티드 리빙 단지나 기억 돌봄 유닛 혹은 건강과 이동성이 떨어졌을 경우 양로원으로 옮긴 노인들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자택 지속 돌봄 프로그램(continuing care at-home program)에 가입하면 회원들은 자기 집에서 독립적 생활을 유지해 나가면서 케어를 받을 수가 있다.
2015년 밧소는 스프링포인트 초이스(Springpoint Choice)라는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이 프로그램 회원으로서 그는 편안하게 자기 집에 살면서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순회 간병인의 케어를 받게 되었다.
이제 76세인 밧소는 운이 좋으면 영원히, 그게 아니라도 수년 간 자기 집에 살 수가 있다. 나중에 목욕이나 옷 입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활동들이 어려워지면 이 프로그램은 집으로 도우미를 보내준다.
그리고 더 이상 집에서 안전하게 살 수 없을 때 밧소는 루이스에 소재한 무어링스 단지로 이사해갈 수가 있다. 스프링포인트 산하 시설로 그의 집에서 몇 블락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지속 돌봄 은퇴 커뮤니티이다.
처음 가입할 때 가입비를 한번 내고 매월 회비를 내면 집에서 혹은 단지에서 받는 장기요양 비용이 커버되고, 그의 메디케어와 추가 보험으로는 의료비용을 커버한다.
자택 케어 프로그램은 일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주 적은 숫자이다. 전국을 통틀어 보면, 대부분 비영리 기관인 거의 2.000개 CCRC에 74만 5,000 주민들이 살면서 케어를 받고 있다. 10여 주에 있는 겨우 32개 CCRC가 자택 케어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하지만 시니어 주거시설 조직들이 점점 이런 접근법을 고려하고 있다. 그것이 노년층의 갈등을 풀어줄 해법이 될 수 있다. 나이든 미국인들은 장기적 케어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반면 자기 집을 떠나는 것을 생각하기도 싫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집에서 성공적으로 나이 들어가고 싶어 해요. 은퇴 커뮤니티로 가는 걸 원치 않아요.”
시니어 초이스 앳 홈(Senior Choice at Home)의 대표인 케빈 아마디는 말한다. 플로리다 케이프 코랄의 CCRC인 걸프 코스트 빌리지(Gulf Coast Village)와 연계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동록하려면 지원자들은 수년간의 의료기록과 상당량의 재정 서류들을 제출해 건강하고 월 회비를 낼 재정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치매나 파킨슨 병 같은 진행성 신경질환이 있는 사람은 입주 자격이 없다.
가입자가 “최소한 5년 동안은 특별한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다”고 스프링포인트 초이스의 세실리 레이드먼 사무총장은 말한다. 하지만 특별한 케어가 바로 다음 달 필요할 지 15년 후에 필요할 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자택 케어 프로그램은 재정적으로 맞아떨어진다고 레이드먼은 말한다. 많은 회원들이 80대가 되어서 은퇴 커뮤니티로 들어오지 않고 보통 70대에 등록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퇴 커뮤니티로 입주하기 전에 수년간 해당 프로그램에 회비를 내게 되고, 이는 가입자가 차후 케어가 많이 필요하게 될 때를 대비한 비용 투자가 되는 셈이다.
비영리 시니어 케어 협회인 리딩 에이지(Leading Age)에 따르면 보통 은퇴 커뮤니티 거주자들은 살던 집을 팔아서 평균 10만7,000 달러에서 42만7,000달러의 가입비를 낸다. 입주 후 매월 내는 비용은 2,100달러에서 4,200달러 선.
좋은 은퇴 플랜을 가졌거나 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말년을 위한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리딩 에이지의 수석 부회장인 루스 카츠는 말한다.
자택 지속 돌봄 프로그램 비용은 현재로서 싼 편이다. 물론 회원들은 주거비용을 따로 지불하고 있기는 하다. 플로리다의 시니어 초이스 앳 홈에 가입하려면 나이가 75세일 경우 가입비로 아마도 5만5,000달러에서 6만 달러를 내고 매월 525달러를 낸다.
뉴저지와 델라웨어에 사는 스프링포인트 초이스 회원 270명은 가입비로 3만 달러에서 6만5,000달러, 이후 매월 300달러에서 500달러를 낸다. 모든 비용은 세금 감면 대상이다.
만약 가입 후 1년 이내에 건강상의 큰 변화가 생긴다면 숙련된 간호사 케어 비용으로 월 400달러 정도를 내게 된다고 레이드먼은 말한다. 동부지역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는 비용은 보통 월 1만3,000달러이다
밧소는 스프링포인트 초이스에 싸게 가입했다. 좋은 장기요양 보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가입비는 2만5,790달러로 할인되었다. 그는 자신이 살던 뉴저지 집과 부모가 살던 콘도를 팔아서 이 비용을 냈다. 월 회비는 128달러를 내다가 146달러로 올랐다.
그런데 그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던 일이 그에게 발생했다. 자택 지속 돌봄 프로그램에 사인을 하고나서 불과 몇 달 후 그는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개복 수술을 받고 2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다.
그리고 나서 밧소는 5주간 무어링스의 재활 시설에서 지냈다. 매주 2번 물리요법을 받고 매일 순방 돌보미의 방문을 받았다. 마침내 건강을 회복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밧소는 여전히 샤핑, 세탁, 식사를 도울 도우미가 필요해 3주간 도움을 받았다.
“나를 완벽하게 보살펴 주었어요. 나는 매달 내는 회비 외에는 한 푼도 내지 않았지요.”
이제 독립적 생활로 돌아온 밧소는 말한다.
지속 돌봄 은퇴 커뮤니티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불경기 때 타격을 받은 후 자택 프로그램이 다시 인기를 얻을 지는 확실치 않다. 주에 따라서는 이를 불허하는 규정도 있어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자택 프로그램은 은퇴단지 거주자들에게 제공되는 여러 서비스들, 즉 차편, 식사, 집 청소 등은 제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죽기 전에는 자기 집을 떠나고 싶지 않은 노년층에게는 더 어필하는 프로그램이다.<By Paula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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