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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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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도 배심원 후보? 일리노이 배심원 제도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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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hiteside County

소환 대상 30%가 사망자… 35년 전 숨진 인물도 포함
후보 중간 나이 72세… 42세 이하는 전무

일리노이주 배심원 예비 명단에 사망자들의 이름이 대거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사법 체계의 근간인 공정성과 대표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 제임스 메르테스는 최근 일리노이주 화이트사이드 카운티의 예비 배심원 명단을 검토하던 중, 이미 사망한 인물들이 상당수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분석 결과 전체 소환 대상자 200명 가운데 최소 60명이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이 중에는 무려 35년 전에 숨진 인물까지 여전히 후보 명단에 남아 있었다.

명단의 연령 편중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후보자들의 평균 나이는 72세로 고령층에 집중됐지만, 42세 이하의 젊은 층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심원단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와 세대 구성을 고르게 반영해야 한다는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르테스 변호사는 “이 같은 부실 명단이 특정 카운티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리노이주 전역에 퍼진 구조적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변호인 측은 사망자와 고령층에 비정상적으로 편중된 명단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피고인의 헌법상 권리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보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사태의 원인으로는 일리노이주의 허술한 배심원 명단 작성 방식이 지목된다. 현재 주법에 따르면 배심원 후보는 유권자 등록 자료와 운전면허, 주 신분증, 실업급여 수급자 자료 등을 토대로 선정된다. 그러나 각 행정기관의 사망자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거나 반영되지 않으면서, 수십 년 전 기록이 여전히 유효한 후보로 남게 되는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 재판의 정당성과도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부적절하게 관리된 명단으로 배심원단이 꾸려질 경우 피고인 측이 절차적 하자를 근거로 항소하거나 재심을 청구할 여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부실하게 관리된 명단으로 재판이 진행될 경우,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항소나 재심 청구가 잇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화이트사이드 카운티 법원 측은 “해당 명단의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사망자를 명단에서 신속히 제외하기 위한 관리 체계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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