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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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예배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주일날 예배당에 와서 의식적으로 드리는 어떤 행사 같은 것을 생각한다. 물론 이것도 예배다. 그러나 예배를 더 포괄적으로 생각하면, 예배는 삶이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 예배의 본질이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하기 전, 에덴에 살았을 때 그들에게 있어서 예배란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것이었다. 그러나 죄가 들어왔고 인간은 타락하게 되어 뒤틀려버린 우주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인간들을 위해서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이 공적으로 모여 당신에 대한 올바른 신앙을 고백하고 당신의 뜻대로 살기로 다짐하는 단합 대회를 하게 하는데, 이것이 좁은 의미로서 예배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어떻게 예배해야 하는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예배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주 만물 속에 당신에 관한 것을 나타내셨다. 해와 달과 같은 자연 만물 속에, 인간의 역사 속에, 우주의 법칙 속에, 그리고 인간의 양심 속에, 당신의 존재와 피조 세계를 향한 뜻을 나타내셨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1장 1항을 보자. “본성의 빛은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 하나님은 만물에 대하여 통치권과 주권을 행사하신다. 그는 선하시며, 만물에 선을 행하신다. 그러므로 인간은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를 경외하고, 사랑하며, 찬양하고, 부르며, 신뢰하고, 섬겨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죄로 인하여서 이런 일반적 나타남, 즉 일반 계시로는 하나님을 제대로 알기 힘들어서 하나님은 특별한 방법으로 당신을 나타내셨는데, 이것을 특별한 나타냄, 즉 특별계시라고 한다. 즉 성경이다. 그리고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이 예배받기 원하는 방법을 나타내셨다. 그래서 신앙고백서는 계속해서, “참되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합당한 방법은 그 자신이 친히 정해 주셨으므로 그 자신의 계시된 뜻 안에 한정되어 있다”라고 가르친다. 하나님이 자신을 예배하는 방법을 나타내 주시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이 보기에 좋은 방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과거에 한국 사람들은 정화수 떠 놓고 신에게 빌지 않았던가? 나무나 돌로 어떤 형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신이라고 예배드리지 않았던가? 그렇게 하는 것이 부패한 인간의 마음에 좋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하나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은 당신을 섬기는 방법을 성경에 자세히 명시했다. 따라서 신앙고백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상상이나 고안, 또는 사탄의 지시에 따라 어떤 가견적인 구상을 사용하거나 성경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다른 방법을 따라서는 하나님을 예배할 수 없다.”

예배와 관련하여 성경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서 두 가지의 입장이 충돌한다. 예배의 규범적 원리가 있고 예배의 규정적 원리가 있다. 예배의 규범적 원리는 영어로 “Normative principle of worship”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성경이 하지 말라고 규정한 것 외에는 예배에서 다 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예배의 규정적 원리는 영어로 “Regulative principle of worship”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하나님이 하라고 한 것만 예배에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후자를 따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 원리를 율법론적으로, 즉 바리새인들이 성경을 해석했던 방법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서 마이크나, 강대상, 프로젝터, 컴퓨터 같은 것은 예배 시에 사용하라는 말씀이 성경에 없다. 그러니까 예배의 규정적 원리에 의해서 이런 것들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데, 이는 문제가 있다. 성경을 해석하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예배의 규정적 원리를 문자적, 율법론적, 바리새파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것은 원리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성경의 신학적 원리가 규정하는 것만을 예배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상을 예배에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 볼 때, 성경에서 문자적으로 성상을 사용하라는 명령이 없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기보다는, 성경 전체에서 흐르는 교리가 성상은 사람들을 왜곡된 신앙으로 이끄는 일종의 우상이기 때문에 예배에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