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전자전’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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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

 

우리가 흔히 쓰는 속담 중에 ‘그 애비에 그 자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성격이나 행동, 습관 등을 아들이 그대로 대물림해 받는 모습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부전자전’이라고도 하고 ‘피는 못 속인다.’ 로 말하기도 하는데 같은 속담을 영어로는 ‘Like father, like son’이라고 합니다. ‘부전자전’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 상영하기도 했고, 연예인들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대 물린 ‘끼’나 기교 외모를 말할 때 활자로 접하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외모를 쏙 빼 닮는 경우 비유적으로 ‘붕어빵’이나 ‘카피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외모 뿐 아니라 말투, 습관, 취미, 재주, 식성 ……. 등을 닮고 태어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이런 경이로운 현상을 현대과학은 유전자(DNA) 라는 말로 설명하는데, 그 유전자라는 말이 요즈음은 하도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사용이 되다보니 과용과 혼용을 넘어 만용이 된 듯합니다.

성경에도 ‘부전자전’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은 아버지 이삭을 판박이로 닮아 속이고 도망치고 속고 싸우고 자리타툼하고 화해를 반복했습니다. 영적인 의미에서 바울과 디모데는 많이 닮았고, 마가복음을 기록한 요한 마가도 그의 영적 스승이며 대 사도인 베드로를 많이 닮았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면서도 롤러코스터처럼 ‘up and down’, 실수와 고백을 반복하던 베드로, 그러나 그는 예수 그리스도 부활 후에 놀랍도록 변화하여 요한 마가를 통역관으로 데리고 다니며 복음을 선포 했습니다. 마가는 신약시대의 선교가 시작하자마자 첫 번 선교여행에서 실패하고 중간에 되돌아와 2차 선교여행을 준비하는 사도 바울과 외삼촌 바나바 사이에 큰 다툼을 일으키고 서로 갈라서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퇴장하여 영영 자취를 감출 것 같은 마가를 다시 일으키셔서 베드로와 동역하게 하시고 첫 번째 복음서 마가복음을 기록하게 하신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영적인 실패자라는 공통점으로 서로 닮은 두 사람을 ‘용서의 하나님’, ‘회개와 눈물에 약하신 하나님’께서 다시 회복시키셔서 큰 사역을 맡기셨습니다. ‘용서’라는 말은 cancel 즉 빚이나 책무, 의무나 계약, 주문 등을 취소하거나 삭제 혹은 중지하는 것을 말 합니다. 따라서 ‘죄 용서’ 이라는 말은 우리가 하나님께 죄를 지어 부과된 모든 의무와 형벌을 cancel 하셨다는 말입니다.

성경에는 두 번의 시작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 1:1)고하셔서 하나님께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세상을 창조하셔서 우주가 존재하게 하시고, 두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막 1:1)고 하셔서 전에 없던 복음을 아들을 통해 세상에 선포하셔서 모든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고 계십니다. ‘기쁜 소식 (Good News)’의 한자어 ‘복음((福音)’은 옛 왕조 시절 왕자가 태어나면 이를 알리는 신하는 ‘기쁜 소식입니다!’ 라고 아뢨는데, 이는 왕의 뒤를 이을 후계자, 상속받을 왕자가 태어났다는 뜻입니다. 또 전쟁에 승리를 알리거나, 경기에서 이긴 소식을 전 하면서 ‘기쁜 소식입니다.’고 한데서 유래를 볼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아들로 세상에 오셔서 영적인 하늘나라에 태어나는 방법과 하늘나라를 상속받는 방법 등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셨습니다.

사랑하시는 여러분, 여러분은 ‘회개와 고백에 약하신 하나님’을 만 난 적이 있으십니까? 베드로를 용서하시고 위대한 사도로 삼으셨으며 마가를 다시 불러 복음서를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은 용서의 하나님입니다.  실패자라는 공통점으로 닮은 두 사람은 우리에게 당당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 용서의 하나님은 ‘누구든지 저를 믿으면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약속하고 계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