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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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사도행전 2장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처음으로 성령님의 임재와 채우심을 체험하면서 겪었던 신비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급하고 강한 바람 소리, 제자들 각 사람 위에 임한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들, 절기를 지키기 위해 로마 전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자기 지역 말로 알아들을 수 있었던 방언…모두 신비한 일입니다. 이 놀라운 일이 왜 오순절에 일어난 걸까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오순절은 추수 때 지키는 절기 입니다. 성령님께서 이 추수의 절기에 오심으로 영적으로 이 시대가 추수 때임을 우리들에게 가르쳐주고 계신 겁니다. 요한복음 4장에서 예수님께선 제자들의 눈을 열어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가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할 때가 되었구나.” 주님은 본격적인 영혼 추수를 위해 십자가에서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 지고 죽임 당하시고 3일만에 부활하심으로 구원의 문을 여십니다. 이 복음을 영혼 추수의 도구로 우리들에게 주신 겁니다. 그리고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사도행전 1장 8절 말씀을 주셨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라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성도들은 추수할 들판 한 가운데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복음이라는 도구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추수를 돕기 위해 모든 준비를 갖추고 우리 곁에 서서 웃고 계신 성령님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희어져 추수할 때가 된 세상을 향해 성령님과 함께 나아가 이마에선 구슬 땀을 흘리고 입술로는 기쁨과 감사의 찬송을 부르며 잃은 영혼들을 풍성하게 수확하는 멋진 삶이 되시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오순절은 또한 하나님께서 시내산에 강림하셔서 십계명을 주신 대사건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서 모든 계명을 준행하겠다고 반복해서 약속했습니다. 그날 이후 백성들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연약한 육신으로 계명을 완벽하게 지킨다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그 결과 시간이 갈수록 이스라엘 백성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죄짐의 무게는 계속 늘어나기만 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심판으로 북이스라엘은 앗수르에 망하고, 남유다는 바벨론에 의해 망하고 말았습니다. 남유다가 망할 때쯤 하나님께선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새언약의 시대가 열릴 것을 약속해주셨습니다. 그때 일어날 일들 중 하나가 바로 하나님의 법을 백성들 속에 두고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율법의 시대에 하나님께선 계명을 두 개의 돌판에 새겨주셨는데, 새언약의 시대에는 백성들의 마음에 새겨주시겠다고 약속해주신 겁니다. 이 말씀의 뜻은 하나님께서 직접 백성들에게 임하셔서 계명 지키는 것을 도와주시겠다는 겁니다. 그 약속대로 성령 하나님께서 오순절에 임하셔서 새언약의 시대를 여신 겁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으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시다.”

이제 우리는 새언약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 계셔서 우리를 돕고 계신 성령님의 권능을 힘입어 하나님 자녀답게 소금과 빛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당당하고 멋진 삶이 되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