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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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는 가장 관심 있는 대상이 있다. 가장 사랑하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자신보다 중요해질 수 있다. 그때 그것이 자기 주인이 된다. 그리스도인은 보통
두 개의 주인이 있다. 한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지만 또 한 가지는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그
무엇이다. 이것이 또 다른 주인이다.

여러 가지 주인 중에서 현대인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는 것은 물질이다. 현대인은 물질에
집착하고 물질을 위해 산다. 그리스도인도 예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수 믿는다고 하지만
물질을 더 믿는다. 그래서 물질을 열심히 모은다. 사람은 왜 재산을 모을까? 안전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 이유다. 파산으로 인한 불안감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그래서 물질적 안전을
확보한다. 다음으로 존경심 때문이다. 사람은 보통 부자를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여긴다.
옷을 잘 입고 좋은 차를 몰고 비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잘 치장하면 자기 자신도 기분이 좋다.
이런 생활을 하면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존경하리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힘 때문이다.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고,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으며, 부를 통해 자기
운명을 통제할 수 있고 심지어 다른 사람의 운명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독립성 때문이다. 돈이 있으면 자기 스스로 자기에게 하나님이 될 수 있고, 그 누구도 의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을 즐거움이다. 돈이 있으면 멋진 휴가를 갈 수 있고,
고급스러운 결혼식을 할 수 있으며, 최고급 식사를 할 수 있고, 멋진 집에서 삶으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즐거움을 얻는 것이 부자가 되려는 궁극적 이유일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들은 부를 축적한다.

그런데 주님은 이 세상에 부를 축적하지 말라고 하신다.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다가 쌓아 두지 말아라”(마 6:19). 과거에는 지금처럼 은행이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의 소중한 귀금속 같은 물품을 땅속에 묻어 두었다. 그래서 주님 말씀에서,
보물을 땅에 쌓아두는 사람이란 재산을 열심히 모으는 것에 목적을 두고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땅에다가 보물을 쌓아두면 안 되는가? 땅에서는 좀이 먹고 녹이 슬어서 망가지기
때문이다. ‘좀’ (moth)은 옷이나 음식을 해치는 벌레다. 녹은 금속의 부식을 가리킨다. 그리고
도적이 구멍을 뚫고 훔쳐 간다. 당시 근동에 건축된 가옥은 대개 진흙 벽이나 흙돌을 쌓아
만들었다. 그래서 도적은 주택의 출입구를 통하지 않고, 흙벽에 구멍을 뚫고 들어와 귀중품을
훔쳐 갔다. 좀과 녹은 귀중품을 파괴하는 내적 원인이고, 도적은 외적 요인이다. 말하자면 이 땅
위에 있는 귀중품은 안팎으로 안전하지 못한다. 이 세상은 본질적으로 부를 쌓아 둘 수 없다.
인간은 본질상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이어서-

정성국 박사 (횃불재단 트리니티 목회학 박사 프로그램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