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남은 시간 Moments of Life to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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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 때 다음 날 아침 일어난다는 보장을 할 수 있나? 지인 몇 사람은 일어나지
못하였다. 오늘 밤이 내 생의 마지막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단지 15분’이라는 연극에서 젊은 주인공은 박사학위 논문이 통과되고 감격스럽게
수여식을 기다린다. 갑작스런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더니 15분을 살 것이라는
청천벽력을 듣는다. 이럴 수가! 정신을 허둥거리다가 5분이 지나다. 병상으로 전보가
온다. 억만장자 삼촌이 죽으며 유산을 조카에게 남기니 절차를 밟으라는 것이다. 또
전보가 온다. 그의 논문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어 시상을 한다는 것이다. 또 전보가
온다. 그간 기다리던 연인이 결혼하겠다는 통보다. 그는 어느 것과도 상관 없이 숨을
거두었다.
빈센트 태너의 ‘15분의 생애’(15 Minutes to Liv, 2022)라는 책은 서로 다른 견해로 한
시간의 4분의 1, 900초의 짧은 시간이지만 내 집 같은 곳이 없다. 텔레비 컴퓨터 셀폰이
없는 단순한 삶을 원한다. 행복하고 싶다. 짧은 시간이라지만 그것이 너무 긴
시간이기도 하다.
게오르규의 ‘25시’는 이차대전을 배경으로 요한 모리츠가 잘 살기 위해 미국으로
가려던 계획이 무너지며 그는 유대인이라고 감옥살이 하다가 독일 연구가가 그를
우수한 게르만인이라 하여 석방 우대를 받으나 루마니아인이라는 것으로 또 감옥에
들어가고 그의 삶은 밝은 아침이 오지 않는 절망의 25시가 연속된다는 것이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는 젊은 화가 죤시의 이야기다. 그는 가난한 화가들이 모이는
뉴욕 그리니치 아파트 3층에서 친구 수와 같이 사는데 유행 폐렴에 결리고 의사는 그가
살지 못하리라 한다. 그는 절망 속에서 창밖으로 담을 덮은 담장이 잎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며 저 잎이 모두 떨어지면 자기도 떠날 것이라 한다. 열 둘, 열 하나, 열 …
헤아린다. 11월 찬 비바람이 치는 밤을 지나 창을 내다보니 잎 하나가 남아 있다.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았구나! 비바람은 계속 되고 하룻밤을 더 지나 다음 날도 담장이
잎은 여전히 붙어 있다. 저 잎은 찬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는구나! 죤시의 마음에
희망이 생기고 원기와 함께 병이 회복되었다. 그 마지막 잎새는 아래층에 사는 60세
화가가 수의 말을 듣고 밤새 비를 맞으며 담장에 그리고 자기는 폐렴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희망은 사람을 살리고 어떤 이의 희생은 남의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예수님 초상화로 유명한 시카고 출신 워너 솔맨은 그림을 좋아하는 젊은이로 1916년
24세에 결혼하고 부인이 임신을 하였는데 임파선 결핵으로 3개월 산다는 선고를
받았다. 신혼아내와 태아를 생각하며 좌절과 슬픔이었다. 아내 룻이 그에게 제안한다.
3개월뿐이라고 원망이나 한탄하지 말고 3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주어진 것을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며 하나님께 맡기자고 하자 남편은 그것을 받아드리며 예수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3개월이 되어 의사는 그가 깨끗하게 된 것을 발견하고 무슨 약을
먹었는가 묻자 아내가 처방한 감사였다 하니 의사는 감사가 최고의 명약이라 응답한다.
천년의 갑절을 산다고 하여도 불평과 고뇌라면 무슨 유익이 있으랴! 하루를 살아도 주를
경외하며 감사하고 기쁨으로 사랑과 선을 행하며 주의 나라에서 기억되도록 매 순간을
산다면 삶이 어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