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 업 Graduation/Commenc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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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면 각급학교 졸업식이 있다. 초등학교나 고등학교보다는 대학 졸업이 성대하고
많은 사람이 모인다. 내게는 첫 외손녀가 토요일 대학 학위수여식, 월요일 전체 대학교
졸업식을 하기에 친가 외가의 모든 가족이 다 모인다. 그가 4년간 열심히 공부하여
졸업하는 것을 축하하지만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기회가 되어 좋다.
졸업은 영어로 Graduation이지만 또한 시작이라는 의미의 Commencement 라 한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졸업에 요구되는 모든 과목을 이수하고 논문을 제출하고 통과되어
자격이 갖추어지면 Commencement라는 졸업식에서 가운을 입고 캡을 쓰고 단상에
올라가 총장으로부터 증서를 받는다. 그 중에서 인턴이나 연구. 학비 완불 등의 책임을
완수한 사람들이 Graduation Ceremony를 하지만 대개 이 둘을 하나로 묶어 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과정과 요구사항을 마치고 졸업하는 것을 어떻게 시작이라고 부르게
되었나?
중세 시대 유럽 대학에서 졸업을 위하여 논문을 쓰고 전문교수 앞에서 발표하고 질문에
잘 응답하여 통과가 되면 학회에 회원이 되는 자격이 부여되어 commencement라
하다가 후에는 논문통과에서 학위수여로 생각이 전환되어 졸업의 의미가 되었다.
이것이 미국에 적용되고 19세기에 졸업식은 학적 요구를 충족한 것을 인정하고 학위를
수여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로 나아가 새로운 삶의 여정을
시작하는 의미를 포함하게 되었다. 곧 졸업은 마침이요 시작이라는 이중 의미가 된다.
이것이 이민의 현실로서 조국을 떠나며 그곳 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 졸업과 같다고 할까? 각급학교 졸업이 있듯이 삶에도 이것이 반복된다.
모세는 이집트 노예 히브리인 아들로 태어났다. 히브리인의 번성을 두려워한 왕명으로
그는 3개월 후 나일강에 던짐 받는다. 히브리인 아들의 생명은 끝이 난 것이지만 왕의
공주가 강에서 아이를 발견하고 양자로 삼아 왕궁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나이 40에 동족을 학대하는 이집트인을 죽인 것이 탄로되어 도망하여
낯선 땅으로 가 목자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았다. 40년 지나 산에서 양을
치다가 여호와를 만나고 히브리인을 탈출시키는 새로운 일을 위하여 목자의 삶을
끝낸다. 히브리인은 노예 삶에서 탈출하여 약속의 땅을 향해 광야를 행진하는 동안
모세가 중심에 있다. 40년 광야생활을 지나 약속의 땅을 바라보는 산에서 하나님은
모세의 삶을 끝내고 아무도 그의 무덤을 알지 못하였으나 오랜 후에 변화산에서
엘리야와 함께 예수를 만나 탈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세는 죽었으나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것이다.
이전 한국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의 옷과 신을 시신이 있는 지붕으로 던지며 이 옷 입고
이 신 신고 잘 가시오! 하직인사를 했다. 죽어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고 믿었다. 우리
족보에는 죽음을 졸업의 졸로 표시하며 인생과업을 마쳤다는 것이나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는 표시다. 이생을 졸업하면 확실한 삶이 열리는 것을
주님은 말씀한다. 예수께서 길과 진리, 생명이라 그를 통하여 하나님께로 간다고 한다.
두 사람이 죽어 한 사람은 유황불이 타는 음부로 가고 다른 이는 천국의 아브라함 품에
간 것을 보여주신다. 이생의 삶을 졸업하면 그것이 끝이 아니다. 어떤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