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시 & 1분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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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눈이 보이지 않는 맹인으로 태어난 한 사람을 가르켜 하신 말씀입니다. (요9:3)  어찌 태생부터 장애인이 된 그를 놓고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 찢는 소리가 잠잠할 수 있었을까요? 그들은 묻기를 도대체 “누구의 죄로 이 사람은 장님으로 태어나게 되었는가”라는 의문였습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불행을 오직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눈으로 판단하던 주변의 사람들을 향해 놀랍게도 예수님은 “그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기 위함이라” 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이름모를 한 사람의 불행한 삶조차 그냥 잊혀져 버릴 인생이 아니라, 그를 통해 하나님의 크신 영광을 드러내도록 지음받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탄생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삶에 소중한 목적을 가지고 계십니다.” (You are not an accident. God has purpose for your life!) 우리 스스로 조차 깨닫지 못할 크고 놀라운 일들을 우리의 생애가운데 이뤄가시는 하나님을 향해 이같이 고백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시 139:14) 모든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창조는 마치 “영화와 존귀로 그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주심”같다고 하였습니다. (시 8:5) 그러므로 보잘 것 없는 어떠한 인생도 그 존엄함과 가치가 손상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상에서 들려오는 가슴아픈 소식을 듣게 됩니다. 지난 밤엔 한 지인에게서 지금 이탈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로인한 끔찍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Dr. Julian Urban이라는 이탈리아의 한 의사는 그곳의 끔찍한 참상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악몽속에서 나는 이탈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지난 3주간 우리병원에서 경험하게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처음에는 몇명의 환자가 왔고, 다음에는 수십 명이, 그리고 다음에는 수 백명이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의사가 아니라, 누구는 살고 누구는 집으로 보내져 죽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분류자에 불과합니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환경으로 변한 현재의 이탈리아의 모습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글을 맺고 있습니다: “나는 6일 동안 집에 가지 못했습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식사를 한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땅에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 자인지 깨닫습니다. 그러나 나의 마지막 호흡이 붙어있기 까지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합니다.” 저는 오늘 이곳 “노스부룩 성직자회”(Northbrook Clergy Association)로 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노스부룩 소방국의 데이빗 크라우드라는 소방국장의 간절한 기도요청에 관한 내용였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힘들게 싸우고 있는 소방당국과 지역사회, 그리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매일 저녁8시에 1분씩 기도”하는 시간을 갖어달라는 요청였습니다. 이탈리아에 벌어진 것과 같은 불행한 코로나 사태는 이제 미국도 예외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가족조차 함께하지 못하는 장례식없는 죽음이 줄을 잇고 있다는 가슴아픈 뉴스도 들립니다. 끔찍한 전염병에 의해 하나님이 주신 인간의 존엄함마져 하찮게 취급되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상의 이곳 저곳에서 들여오는 수많은 가슴아픈 소식들은 다름아닌 바로 우리를 기도의 자리로 부르는 간곡한 요청임을 깨닫게 됩니다.

 

보지못하는 장애를 가진 한 개인의 불행함 조차, 주님은 오히려 그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축복된 인생이라고 선언해 주셨습니다.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질병이라는 불행을 통해서도 오히려 나라마다 혹은 사회마다 그리고 개인마다 이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져오는 일이 되도록 겸손히 기도하며 지혜를 구할 때라 여겨집니다. 지금 우리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전쟁터의 의사와 간호사들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또한 질병의 공포에서 속히 일상생활의 회복을 구하는 이웃들과, 코로나로 인해 비즈니스의 문을 닫고 직업을 잃어 버린 수많은 가정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주일마다 교회에 함께 모여 예배드리던 것을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던 우리의 타성화된 신앙도 이를 통해 진정한 영적부흥을 경험하는 믿음의 공동체로 거듭나도록 또한 기도할 일입니다. 그리하여 지금의 불행한 사태는 우연히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소중한 목적이었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한 소방당국의 기도의 요청이 메아리가 되어, “매일 저녁 8시 이웃을 위한 1분 기도운동”이 전염병보다 더 빠르고 강력한 신앙운동으로 번져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