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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y 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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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카운티, 200년 만의 들소 귀환… “전통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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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chamczuk_ iStock

원주민 문화와 생태계의 화려한 귀환

미국 일리노이주 케인 카운티 벌링턴 초원에 지난 12월, 200년이라는 긴 세월의 공백을 깨고 들소(Bison)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 들소의 복귀는 단순히 멸종 위기 동물을 재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잃어버린 생태계의 ‘키스톤 종’을 복원하고 원주민 공동체의 끊어진 역사를 잇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케인 카운티 산림보존지구(Forest Preserve District)가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자연 복원을 넘어 원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완성되었다. 들소 관리를 맡은 미국 인디언 센터(American Indian Center) 측은 이번 복귀를 두고 “들소를 초원으로 돌려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원주민들의 삶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들소는 과거 원주민들에게 식량, 의복, 주거를 제공하던 ‘친척’이자 문화의 중심이었다. 1800년대 서구 정착민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학살당하며 원주민 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했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이번 귀환은 ‘치유의 여정’과도 같다.

생태학적으로 들소는 초원 복원의 핵심이다. 들소의 방목과 굴러다니는 습성(wallowing)은 토양에 작은 습지를 만들고 다양한 식물과 곤충,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가축인 소가 할 수 없는 생태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이끈 벤 하버서 국장은 “들소가 없는 초원 복원은 불완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35에이커 규모의 보호 구역에서 적응 중인 6마리의 들소는 향후 수백 에이커로 이동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주민들에게는 잃어버린 조상의 지혜와 문화를 아이들에게 전수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자연의 중요성과 잊힌 역사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카고 지역의 원주민 공동체는 들소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커뮤니티 과학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땅은 들소가 돌아왔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처럼, 들소의 귀환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끊어졌던 원주민의 역사가 온전한 원을 그리며 다시 만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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