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거의 완벽대응해도 미국인 20만명 사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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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핵심 당국자 전망

코로나19 확산에 거의 완벽하게 대응한다고 해도 미국인 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백악관 핵심 당국자에게서 공개적으로 나왔다.

미국인 전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하게 지킨다고 해도 사망자가 10만∼20만명 수준의 대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게 보건당국의 인식인 셈이다.

데비 벅스(사진·AP)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30일 오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어제 미국에서 수백만 명이 감염되고 10∼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거의 완벽하게 대응해도 그 정도가 사망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벅스 조정관은 160만명에서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은 확산 방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망이라며 “우리가 다함께 거의 완벽하게 (대응)한다면 10만∼20만의 사망자 범위에 이를 것이고 우리는 그마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모든 것이 잘 작동하고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잘했을 때의 10만∼20만명이 사망하는 것이라니 숨이 멎을 지경”이라고 하자 벅스 조정관은 “최선의 시나리오는 미국인 100%가 필요한 일을 정확히 하는 것인데 모든 미국인이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일치된 대응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미국 각지에서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감염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벅스 조정관은 “이제 모두가 5명에서 50명, 500명, 5,000명으로 매우 빨리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거라고 본다”면서 미국의 모든 도시에 대해 아주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도시 지역에서 15일짜리 가이드라인을 지키도록 하는 데 늦었다는 말도 했다. 10인 이상의 모임과 외출 등을 피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보름 기한으로 내놓았다가 4월 30일까지로 연장한 가이드라인이다.

이처럼 미국인 전부가 합심해서 노력해도 사망자가 10∼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전망이 가이드라인을 완화하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4월 말까지로 연장된 것과 관련해 “벅스 조정관과 나는 모든 데이터를 살피느라 상당한 시간을 썼고 우리가 왜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지 (설명했고) 대통령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과 벅스 조정관의 분석에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의 보고서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가 220만명에 달할 수 있고 과감한 조치에 나설 경우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백악관에 이달 중순 공유됐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발표, 보고서에 담긴 끔찍한 전망이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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