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름 더나 했더니···한인업주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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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샌타모니카에서 난동을 부린 약탈범들이 경찰을 피해 훔친 물건들을 들고 뛰어 도망가고 있다.[LA타임스]
지난달 31일 폭도들의 약탈로 난장판이 된 샌타모니카의 본스 마켓에서 경찰관이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LA타임스]

봉쇄령 완화 속 또 사실상 ‘록다운’
약탈 등 우려 아예 영업포기 늘어
SNS 통한 가짜뉴스까지 불안조장

<L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령이 상당 부분 해제되면서 다시 경제활동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던 한인타운 등 LA 전역에 흑인 사망사건 항의 폭력시위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또 다시 사실상 ‘록다운’ 상황에 접어들고 있어 한인 업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흑인사망 항의 시위가 1주일째 이어진 1일 한인타운 내 상당수 업소들은 시위로 인한 약탈 피해 등을 우려해 영업을 포기하거나 일찍 문을 닫고 철시한 곳이 눈에 띄었으며, 약탈과 기물파손 피해 방지를 위해 나무 패널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이를 고려하는 한인 업소들도 늘고 있다.

특히 1일 하루 종일 한인사회에서는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한인타운에서 시위가 열린다는 루머가 돌면서 많은 한인 업주들과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등 지난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또 다시 확인되지 않은 채 소셜미디어 등을 타고 확산되는 ‘가짜뉴스’ 때문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한인들 사이에서는 ‘오후부터 다운타운부터 남쪽 컴튼까지 항의 시위가 일어나 폭동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또 버몬트와 6가에서 4시30분부터 차량 시위가 있을 예정’ 등의 내용을 담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확산됐다.

또 이날 오후 3시에 한인타운 윌셔와 버몬트, 윌셔와 웨스턴 등에서 시위가 열릴 것이라는 말도 나돌아 일부 윌셔가 건물 관리사들이 입주자들에게 주의를 하라는 공문을 내보내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그러나 이날 카카오톡으로 확산된 내용은 모두 지난 주말 LA 도심과 한인타운 인근 등에서 발생한 시위 등의 정보가 새로운 정보인 것처럼 짜집기 돼 나돈 것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이같은 미확인 정보에 대한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날 타운 내 한인 업주들은 이같은 시위 발생 정보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미아리 손칼국수의 김미원 사장은 1일 낮 “가게에 다행히 셔터가 있어 따로 나무 판자 설치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시위대 때문에 영업시간은 단축해서 오늘은 3시에 일찍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며 “시위대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과격한 행위는 불필요하다. 추후 상황에 따라 업소 운영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와코돈가스의 제인 박씨는 “코로나 봉쇄령 완화가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엎친데 덮친격으로 시위까지 벌어져 걱정이 태산”이라며 “오늘 하루종일 여러 지인들한테 한인타운에서도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무엇이 사실인지 확인도 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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