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약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을 낮추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실제로는 약값이 계속 상승했으며 일부는 크게 올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Senate Health, Education, Labor and Pensions Committee) 간사인 Bernie Sanders가 약가 청문회를 앞두고 16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와 약가 협정을 체결한 제약사들은 수백 개 의약품 가격을 인상했고, 새로 출시한 약의 평균 가격은 연간 35만3천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더스 의원은 청문회에서 “미국인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처방약 가격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도 그랬고 지금은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가격 인상에는 유전자 치료제, 항암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또 트럼프와 협정을 맺은 제약사들이 2025년 총 1,770억 달러의 이익을 올려 전년 1,070억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혜국 약가 정책(most favored nation)’이 실제로 환자 부담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해당 정책은 미국 약값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취지였지만,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반박했다.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보고서는 실제 환자가 약국에서 지불하는 가격이 아닌 ‘공시 가격(list price)’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TrumpRx’라는 할인 플랫폼을 통해 일부 의약품을 현금 결제 환자에게 할인 제공하도록 했지만, 이 할인은 기존 할인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약값 인상 사례도 제시했다.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는 미국에서 연간 약 21만 달러로 6% 인상됐으며, 일본(3만7,900달러), 프랑스(8만8,100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케심타(Kesimpta)는 약 1만500달러 올라 연간 14만1천 달러에 달했고, 면역치료제 옵디보(Opdivo)도 연간 26만 달러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일부 신약 가격은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Johnson & Johnson의 항암제는 약 100만 달러, AbbVie와 AstraZeneca의 신약도 수십만 달러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와의 협정이 전체 약가를 낮추기보다는 일부 제품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면서, 대부분의 의약품 가격은 여전히 기존 방식대로 인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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