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부부갈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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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l and Lisa, a thirty-year-old married couple from Cuba, sit during an interview with Reuters after they crossed the Polish-Belarusian border at a so-called 'safe house' near Hajnowka, Poland, June 29, 2022. REUTERS/Kacper Pempel

KYCC 상반기 상담 분석 ‘관계 갈등’이 가장 많아

▶ 재택근무 스트레스 등 이혼으로까지 발전도

사례 #1 – 40대 한인 A씨 부부는 팬데믹 이후 경제적, 환경적 영향으로 아내가 세자녀를 돌봐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개인적인 시간은 없어지고 아이들 때문에 자연스레 몸은 힘들고 스트레스는 높아졌다. 아이들은 집에 있으면서 서로 싸우는 시간이 늘고, 한 아이는 게임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회사에서 일이 더 힘들어진 남편은 심신이 지친 상태로 집에 오는데, 행여 무언가 도와 달라고 하면 짜증만 내고 대화할 시간은 없다.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에 대해 남편이 아내의 탓을 할때면 분노가 폭발한다.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우울증이 왔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다.

사례 #2- 30대 한인 B씨 부부는 팬데믹 이후 둘 다 재택근무가 늘어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진 후, 부딪히는 일이 많아졌다. 전에도 성격 차이는 있었지만 이제는 하루종일 같이 있을 때도 많다보니 큰 싸움으로 번지는 일도 잦아졌고, 이제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한인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관계갈등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인가정상담소는 올 상반기 상담 서비스 통계를 공개하고 올 상반기 내담자 185명 중 55명(30%)이 관계갈등으로 상담을 받았다며, 증상 중 관계갈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23%에 비해 다소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한인가정상담소의 이미리 홍보담당은 “팬데믹 이전 내담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증상이 우울증이었다”면서 “연간 기준 2018년, 2019년에 우울증이 각각 28%, 21%로 집계됐었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갈등은 2019년 19%로 두번째였지만, 팬데믹 시작후 부터는 관계갈등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2020년 27%, 2021년 23%,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 30%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박제니 상담사는 “신혼부부도 있고 오랜 결혼생활을 한 노부부도 있으며, 이혼을 고려하거나 앞두고 있는 분, 이혼하는 과정에서 힘들어 하는 분들, 이혼하고 나서의 어려움들 때문에 찾아오는 분 등 다양하다”고 밝혔다.

이어 “3~40대 분들은 언성이 커져서 경찰이 개입되거나 아동국이나 소셜워커 분들이 권장해서 전문기관을 찾아온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상담사는 “팬데믹으로 인해 부부나 자녀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신경써야 할 부분은 많아져 관계갈등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녀와의 갈등이 부부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계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상담사는 “대부분 갈등이 오는 것은 불통때문아며 한인들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미숙한 경우가 많다”면서 “공을 던지고 받고 해야하지만 듣고싶은 것만 듣고 기분이 나쁘면 화를 내는데 이를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통을 하라고 하면 말을 하라는 의미로 잘못 해석하는데, 소통의 첫단계는 잘 들어주는 것, 바로 경청이다”고 강조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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