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주기간·소득·재산 등 기초연금 개편 추진
▶ 미주 한인 등 복수국적자, 받기 어려워질듯
미주 한인들 가운데 복수국적이 허용되는 65세 이후 한국에 돌아가 노후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복수국적자는 시민권을 포기하지 않아도 돼 미국 소셜시큐리티를 받는 데도 문제가 없고, 소득 하위 70%의 경우 한국 기초연금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정부가 기초연금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복수국적을 고려하는 한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행법은 한국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별도의 거주기간 요건 없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일 경우 1인당 최고 월 34만9,706원의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수십년간 해외에서 생활했더라도 한국에 들어가 기초연금 소득·재산 기준만 충족하면 다른 수급자와 동일하게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외국인의 기초연금 ‘꼼수 수령’ 논란과 관련해 지급 기준에 국내 최소 거주기간을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일부에서 최소 5년 이상 한국에 거주해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뿐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복수국적자는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한국 정부는 2년 전부터 기초연금 제도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이상 국내에 거주한 사람을 대상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2024년 제안된 개정안에 ‘만 19세 이후 국내 거주기간 5년 이상’을 요건으로 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현재 적용되는 제도는 아니다. 앞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거주기간과 적용 대상, 시행 시기 등이 달라질 수 있다.
한인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해외 소득과 재산이다. 한국 정부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재산을 기초연금 심사에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신고 및 확인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소셜시큐리티나 개인연금 등을 받는 복수국적자, 미국 내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보유한 경우 앞으로 제도 변화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 여부와 금액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신고 범위와 적용 방식 등은 관련 법령과 제도 개편의 최종 확인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한편 올해 다시 기초연금 제도 개편이 추진되는 이유는 복수국적자의 기초연금 수급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복수국적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4년 1,047명에서 2023년 5,699명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기초연금도 22억8천만원에서 212억원으로 9배 이상 늘었다.
특히 해외 소득과 재산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외국에서 매달 수백 달러의 개인연금을 받으면서도 한국에서 소득이 없는 것으로 산정돼 기초연금을 받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됐다. 또한 복수국적 기초연금 수급자의 1인당 평균 소득인정액이 월 34만4천원으로 책정돼 한국 내 기초연금 수급자 평균 월 58만7천원보다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와 국회는 해외에서 장기간 생활한 뒤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에게 국내에서 실제 생활한 기간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지, 해외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재산을 기초연금 심사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등을 두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복수국적자 역시 한국 국적을 가진 국민이라는 점에서 국내 거주기간을 별도로 요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유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