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재앙적’ 폭염·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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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캘리포니주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북가주 산불 현장에서 화염 토네이도 현상으로 불기둥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

곳곳 120도 육박 기록적, 레익타호 옆 2주째 불길···해안 어패류 떼죽음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 지역이 연일 최고기온 기록을 찍는 폭염에 산불까지 겹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극단적 폭염에 태평양 해안에서는 수억 마리 바다생물이 떼죽음을 맞는 등 ‘재앙적’인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1일 CNN은 캘리포니아 주 거의 전역과 남서부 주요 도시들이 폭염 영향권에 있으며 연일 기온의 사상 최고기록이 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팜스프링스와 보레고 지역은 지난 10일 최고기온이 118도에 도달해 기록을 경신했다. 팜데일 공항 지역도 이날 112도 기록을 갈아치웠고, 랭캐스터 공항 지역은 113도 최고 기록과 같은 온도를 나타냈다.

또, 북가주 지역도 타는 듯이 뜨거운 이상 고온 현상을 겪고 있다. 10일 레딩 지역은 114도를 찍었고, 새크라멘트 다운타운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111도를 나타냈다.

기록적인 폭염은 캘리포니아주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을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북가주 레익타호에서 북쪽으로 45마일 떨어진 플루마스 국유림에서 발생한 ‘베크워스 복합산불’은 화재 발생 2주가 다되어 가고 있지만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번개가 치면서 발화된 이 산불은 주말 동안 규모가 2배로 커져 피해면적이 6만 에이커에 달하고 있다. 번개가 치면서 발생했던 소규모 산불 2개가 합쳐지면서 거대 산불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1,800여명이 소방관들과 소방헬기, 항공기 등이 진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불길이 100피트 이상 치솟고 ‘화염 토네이도’ 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확산 속도가 늦춰지지 않고 있어 진화에 큰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산불 발생 12일째인 이날 현재 진화율은 9%에 그치고 있다. 네바다 주 접경지역이 이곳은 주민 2,800여명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200평방마일에 달하는 플루마스 국유림은 폐쇄됐다.

극단적인 폭염과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캘리포니아 전력망을 압박하면서 전력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주말 동안 주 전력당국은 소비자들에게 전력소비 자제와 단전 가능성을 경고하는 ‘플렉스 알럿’(Flex Alert)을 올 여름 들어 처음으로 발동됐다.

캘리포니아독립시스템사업자(ISO)는 “극단적 폭염으로 캘리포니아 전력망이 심각한 전력부족 사태를 겪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개빈 뉴섬 주지사는 10일 예비전력 확보를 위한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 항구에 정박 중인 선박들은 항만 전력 대신 자체 엔진을 사용하도록 하는 비상수단을 강구했다.

폭염으로 캘리포니아 등 서부 지역 해안 생태계도 재앙을 맞고 있다. CNN은 서부 태평양 연안의 홍합, 조개, 불가사리 등 바다 생물들이 이상고온으로 떼죽음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폭염이 지속된 지난 2주간 홍합만 수억 마리가 죽었고 따개비, 소라게, 갑각류, 해삼 등을 통틀면 폐사한 동물은 10억 마리를 넘는다고 추산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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