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역사 골드러시 마을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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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리버 산불이 번지고 있는 북가주 그래스 밸리 지역의 한 주택이 불길에 휩싸인 가운데 소방관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로이터]

북가주 3주째 대형 산불 “유령도시로 변해” 탄식
‘리버 산불’도 주택 덮쳐

북가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150년 역사를 간직한 옛 골드러시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딕시’ 산불이 플러머스 카운티의 그린빌로 번지면서 마을 전체를 불태웠다.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북동쪽으로 200여 마일 떨어진 그린빌은 150여 년 전 금광이 발견되면서 조성된 동네다. ‘딕시’ 산불은 지난 4일 오후 인구 1,000여 명의 그린빌 마을을 덮쳤다.

소방당국은 화마가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였으나 강풍을 타고 번지는 불길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불은 밤새 타오르며 마을의 주요 공공시설을 비롯해 지어진 지 100년이 넘는 건물까지 몽땅 태워버렸다.

소셜미디어에는 화마로 무너진 건물과 뜨거운 열기에 녹아 기울어진 가로등 사진이 올라왔다. 옛 골드러시 마을을 지역구로 둔 더그 라멀파 연방 하원의원은 “그린빌을 잃었다”고 한탄했고, 플러머스 카운티 행정 책임자인 케빈 고스 슈퍼바이저는 그린빌의 “역사적인 건물과 가정집, 상점, 학교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지역 신문의 한 기자는 “나의 아름다운 제2의 고향이 어젯밤 유령도시로 변했다”고 피해 상황을 보도했다.

산불이 번지기 전에 그린빌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현재까지 보고된 사상자는 없다고 캘리포니아주 산림소방국은 밝혔다. 다만 현지 언론은 1명의 실종자가 있다고 전했다.

‘딕시’ 산불은 올해 미국에서 가장 크게 번진 화재로, 캘리포니아주 역대 산불 중 6번째 규모다. 이 산불은 지난달 14일 발화해 3주째 활활 타오르고 있다. 폭염에 따른 극도로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세력을 더욱 키웠고, 거대한 협곡을 따라 불길이 번지면서 대형 화염 기둥까지 만들어냈다.

또 딕시 산불 현장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서 지난 4일 ‘리버 산불’이 발화하면서 주택가를 덮쳐 주택들이 소실되는 피해도 났다.

캘리포니아주는 북부 5개 카운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때문에 주민 1만6,000여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국립통합산불센터에 따르면 현재 13개 주에서 97개의 산불이 타오르고 있으며 전체 소실 면적은 약 3,000평방마일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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