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 가뭄에 남가주 물 공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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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 서부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주요 저수지들의 담수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2번째로 큰 담수호인 북가주 오로빌 호수의 물이 말라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로이터]

광역 수도국 ‘부족 경보’ 주민들에 물 절약 촉구
상수원 공급량 15% 줄여 야외물주기 주 3일 제한도

기후 변화에 따른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량이 급감하면서 남가주 지역 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남가주 지역에 상수도 경보가 발령되고, 주민들의 물 사용 감축이 촉구되는 등 물 부족 사태가 현실화됐다.

17일 남가주 메트로폴리탄 광역 수도국(MWD) 이사회는 ‘물 공급 경보(water supply alert)’를 발령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물 사용을 감축해달라고 당부했다.

MWD 측은 “남가주 6개 카운티 1,900만 명의 주민들에게 물 공급을 하는 지역 수도 공급원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물 사용을 줄여 미래에 다가올 더 큰 재앙을 막자”고 강조했다.

또한 MWD 측은 “자발적으로 물 감축을 하지 않아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경우 과도한 물 사용에 대한 벌금 부과 조치를 내리는 등 강제 절수 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조치는 하루 전날인 16일 연방 내무부 산하 개간사업국(USBR)이 서부 지방의 주요 상수원인 콜로라도강 미드 호수의 물 부족 사태(본보 17일자 보도)를 공식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미드 호수가 상수원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은 LA를 비롯해 샌디에고, 라스베가스, 피닉스, 투산 등의 서부 주요 도시들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만 2,500만 명에 달한다.

개간사업국은 미드호의 물 부족으로 오는 10월부터 애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주로의 상수도 할당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리조나는 연간 상수도 할당량의 18%, 네바다는 7%, 뉴멕시코는 5%가 줄어들게 된다.

최근 개빈 뉴섬 주지사는 15%의 자발적인 절수를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샤워시간 단축, 식기세척기와 세탁기는 반드시 가득 채워서 사용, 잔디에 물을 주는 횟수 줄이기 등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글렌데일 시는 물을 아끼기 위해 주민들이 정원에 물을 줄 수 있는 날을 1주일에 사흘로 제한하는 조례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주 글렌데일 수도국은 수자원 절약을 위해 매주 화, 목, 토요일에만 10분 이내로 야외 물주기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캘리포니아주 58개 카운티 가운데 50개 카운티에 가뭄 비상이 선포된 상태다. 캘리포니아주의 물 부족은 2012년부터 심화됐는데, 제리 브라운 전 주지사는 지난 2015년 25% 강제 절수령으로 24.5%의 절약을 이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캘리포니아주에 물을 공급하는 호수들이 극심한 가뭄 속에 놀라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UC 데이비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저수지 1,500여 곳의 수위는 예년과 비교해 50%이상 줄었다. 대표적인 호수인 섀스타호와 오로빌호는 현재 담수량이 최대치의 44%, 39% 수준으로 각각 떨어졌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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