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이 빚은 촌극···컨테이너 처리 시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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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으로 갈 곳을 잃은 화물을 재가공·판매하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LA 항구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로이터]

버려진 화물 재활용해 판매, 올해 시장규모 56억달러

글로벌 물류대란이 심화되면서 버려진 컨테이너로 수익을 만드는 시장이 새로 창출되고 있다. 선박에 제때 실리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진 화물을 재가공해 판매하는 것인데 시장 규모가 52억 달러로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해운컨설팅 업체 드류리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은 지난 25일 9,200달러를 기록했다. 공급대란이 한창이던 9월 1만달러를 넘어섰던 것을 고려하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3,100달러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비싼 운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려해도 선박조차 구하지 못해 항구에 쌓이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항구를 중심으로 버려진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판매하는 시장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샐비지 그룹의 톰 앤더스 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화물이 목적지로 가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오래 지나게 되면 시장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며 “우리는 그런 컨테이너를 받아 와서 재가공해 판매처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화물주 입장에서도 납입기한을 넘긴 제품은 판매할 수 없고 처리 비용만 발생하기 때문에 거의 공짜로 물건을 넘기는 상황이다.

글로벌 물류대란에 목적지에 닿지 못한 화물이 늘면서 컨테이너 처리 사업은 때아닌 활황을 맞았다. 휴스턴에 본사가 있는 살벡스 그룹 관계자는 “구체적 통계를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올해 미국의 화물 처리 시장 규모는 52억달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가장 바쁜 연말을 앞두고 물류대란이 이어지면서 화물 처리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살벡스 그룹의 운송처리 담당자인 벤 레이놀즈는 “LA와 롱비치 등 남가주 항구의 물류 상황은 현재 지옥과 같다”며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6개월 정도는 지금과 같이 컨테이너가 항구에 쌓이는 일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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