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오미크론 변이 공포···증시 냉각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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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지난달 30일 주요 지수의 급락을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다우지수 600포인트 폭락 등 3개 지수 일제히 급락
안전자산 선호 흐름 “대형주 위주 포트폴리오 짜야”

뉴욕증시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변이 공포 재확산에 급락했다. 최근‘위드 코로나’ 흐름에 오프라인 시장이 다시 문을 여는 등 경제가 정상화될 조짐이 나타났는데 이러한 흐름이 무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의학적 대책은 물론 시장의 확실한 판단이 나올 때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오미크론 공포에 얼어 붙은 시장

이날 뉴욕증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652.22포인트(1.86%) 떨어진 3만 4,483.72에 거래를 마쳤다. 오미크론 변이가 시장에 본격적인 악재가 된 지난 26일 2.53% 하락한 후 29일 0.68% 오르면서 반등했지만 다시 주저 앉은 것이다. 이날 S&P 500 지수도 88.27포인트(1.90%) 내린 4,567.0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5.14포인트(1.55%) 내린 1만 5,537.6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증시가 오미크론 변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해당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델타 변이보다 이번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백신 효과가 떨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방셀 CEO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최근 ‘위드 코로나’ 흐름으로 살아난 오프라인 시장이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증시에도 큰 악재가 된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코로나 우려에 카니발 크루즈가 3% 하락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의 직격탄을 맞는 여행주가 많이 떨어졌다.

증시와 상품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모든게 불투명한 상황이다. 방셀 CEO는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잘 듣지 않을 수 있다”면서 “오미크론이라는 특정 변이에 대한 백신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하려면 몇 달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향후 수개월 동안 다시 팬데믹 초창기처럼 오프라인 시장이 문을 닫고 외부 경제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시장 혼란 불가피…“신중 기해야”

전문가들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투자에 신중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가 1.41%까지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렸는데 당분간 이와 같은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칼 샤모타 캠브리지글로벌페이먼츠 애널리스트는 “지금 우리는 안전한 투자처로 자금이 흘러가는 흐름을 보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먼저 팔고 나중에 생각하자’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전한 투자처로 자금을 분산시키려면 기업들의 재무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날 뉴욕증시가 급락했지만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오히려 3.16% 오르면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회사 니댐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현금 흐름이 좋기 때문에 경제가 둔화돼도 버틸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며 “재무적 부담을 버틸 수 있는 회사들로 투자를 이전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갖고 있는 주식을 현금화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형주 위주로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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