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 여러 방향서 총공격···시가전 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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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26일 수도 키예프에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주요 도시에서 러 미사일 공격 이어져···우크라군과 격렬 교전
우크라 “침공 뒤 어린이 3명 포함 최소 198명 사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째인 26일 러시아는 수도 키예프를 향해 여러 방향으로 총공격을 가하고 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벌어졌고 시내 곳곳에서 격렬한 시가전 소리가 들렸다.

우크라이나군 키예프 시내로 진입하는 주요 목진지에서 러시아군의 도심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26일 새벽 페이스북에 “키예프의 거리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동요하지 말고 공습 사이렌을 들으면 즉시 몸을 숨길만 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키예프 중심 마이단 광장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도 치열하게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병력의 50% 이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됐고,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의 30㎞ 외곽까지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가전의 상대가 러시아 지상군인지, 러시아와 연계된 무장 조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러시아의 특작 부대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 군대의 50% 이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전장의 상황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러시아 군대가 키예프 외곽 30㎞ 지점까지 진출했다고 밝혔다.

특정되지 않은 숫자의 러시아 군 정찰대가 키예프에 이미 침입했다고도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키예프 외에도 북동쪽 국경도시 하리코프와 수미, 흑해와 가까운 남부 헤르손 등 주요 도시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러시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한층 거대하다”고도 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25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며 “러시아는 거주지와 공공 인프라를 타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흑해 연안의 도시 오데사, 마리우폴, 헤르손, 니콜라예프 등 우크라이나 남부에서도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26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98명이 죽고 1천115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의 인구 15만명 규모의 도시 멜리토폴을 점령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으나 멜리토폴 함락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침공 이후 상당한 규모의 도시가 러시아 수중에 넘어간 최초의 사례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새벽에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키예프 탈출했다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수도를 지키기 위한 결사 항전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6일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함에 따라 러시아군이 일시 중단했던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이 재개됐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전황을 설명하면서 “사실상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오늘 낮 작전 계획에 따른 주요 러시아군의 진격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저녁 군최고통수권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군대 진격이 일시 중지됐었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와의 협상 기대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 주요 부대들에 진격 중지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 과정을 거부하고 난 뒤 오늘 모든 부대에 작전 수행 계획에 따라 모든 방면에서 공격을 진전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고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한 것은 러시아가 내세운 조건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막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했다는 정보를 받았다. 러시아가 중재자를 통해 변경해 전달한 조건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를 항복시키려는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가능한 평화조약의 조건은 모스크바가 아니라 키예프의 조건이라야 함을 그들에게(러시아 측에) 표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레스토비치 고문은 러시아 측이 제안한 조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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