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골프를 알면 인생이 보인다-2: 골프와 인생은 과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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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골퍼들의 환상은 빨랫줄처럼 날아가는 티샷, 홀컵에 근접한 환상적인 아이언 샷, 그리고 원 퍼트 내지는 투 퍼트로 마감해서 버디 아니면 파를 잡는 것이다. 특히 드라이버로 만족한 티샷을 잘 쳤을 때 두 번째 샷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면, 실망한 나머지 골프채를 땅에 던지거나 화를 욱하고 낸다. 그리고 남 탓을 하거나, 주위 바람 탓, 환경 탓을 하면서 화는 내는데, 엄밀하게 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볼을 친 것은 그 사람 자신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실수한 것을 주위 탓을 하면서 자신을 방어하고 싶은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많은 골퍼가 샷을 잘 붙여서 버디나 파를 낳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치면서 목표 방향으로 여러 번 정렬하고 목표를 향해서 치는데, 왜 공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인가? 골프의 특성을 분석해 보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내기 위해서는 공을 정타를 맞추어서 약 30센티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면 된다. 그러면 공은 그 방향으로 나가게 되는데, 많은 골퍼는 공을 치는 순간 목표 깃대를 생각하거나, 벙커나 물을 피하려는 두려움, 자신을 바라보는 동료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주의가 분산되면서 공에 대한 현재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정타를 치지 못하는 것이다. 공을 잘 치려면, 심호흡해서 자신을 안정시키고, 현재에 집중하고 마치 공을 연습장에서 치듯이 편안하게 치면 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인생 목표를 사업이 잘되면, 건강하면, 돈을 어느 정도 벌면 행복하고, 자녀가 잘되면,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학력이 높으면, 사회적인 지위가 높으면, 행복할 그것이라는 인생 골프를 치면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그러기에 아직은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지금은 행복할 권리가 없고, 먼 훗날의 행복을 꿈꾸면서 현재 스트레스를 받고 억지로 참고 힘든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었는데, 돈을 쓰고 갈 건강이 받쳐 주지 않아서 후회하고 삶을 일찍 마감하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첫째: 인생의 핵심은 목표가 아니고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다. 골프의 핵심이 공의 목표를 향해서 집중하기보다는 치는 과정에서 집중해야만 목표로 공을 보내는 것과 같이, 지금 여기의 삶에 집중하면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면 행복한 인생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다. 인생을 등산에 흔히 비교하는데, 진정한 등산가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매일 매일 고통과 인내하면서 힘들게 등산 하는 것이 아니고,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가지만 등산의 과정에서 물소리, 맑은 공기를 마시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지금 여기의 삶을 즐기면서 등산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등산가는 오르는 과정에서 즐기고 산 정상에서도 즐기고 하산하면서도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공기를 마시면서 숨을 쉬는 것에 감사하고, 그래도 주위에 가족이나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면서 이들과 소통하면서 삶을 즐겨 보자.

둘째: 현재의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골퍼 중에는 컨디션이 좋아서 아주 잘 치다가 자신의 샷이 벙커에 빠지거나 해저드에 빠져서 점수를 잃으면 그날 골프는 망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유능한 골퍼는 이전의 실수를 다음 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홀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골을 친다. 마찬가지도, 우리의 삶에도 벙커와 해저드가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가 인생의 건강 악화, 경제적인 어려움, 자녀들의 문제라는 벙커에 빠지면, 왜 내가 인생의 벙커에 빠졌는가 하면서 자신이나 환경을 원망하지 말고, 일단 주어진 상황을 수용하고, 현재 상황에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생 골프 점수를 많이 상실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매일 메일 수 없이 많은 새로운 홀이라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는 마음 먹기에 따라서 항상 새로운 홀을 치면서 골프 인생을 즐길 수도 있고, 어제 실수 홀에 빠져서 골프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컵에 물이 반 정도 차 있을 때, 물이 반이나 없다고 보기보다는 반이나 차 있다고 하면서 하루를 즐겁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