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29 역사 바로 알리고···아시안 연대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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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의 캐런 우메모토 소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4.29 폭동 30주년이 한인은 물론 아시안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과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폭동 생생하게 기록한 책 발간
UCLA 아시안아메리칸 연구센터 캐런 우메모토 소장
1964년 설립 미국내 최대 연구소·불평등 해소,
폭동 당시 본보 기사 바탕 4.29 프로젝트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는 아태계 이민자들에 대한 연구, 출판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만연한 아태계 주민들을 향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존재합니다.”

UCLA에서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의 캐런 우메모토 소장은 연구센터가 아태계 주민을 향한 태도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UCLA의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는 아시안 역사를 연구하는 미국 내 가장 큰 규모의 연구센터로 꼽힌다. 오는 29일 4.29 폭동 30주년을 맞아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의 초대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석좌교수인 제리 강 교수는 웹사이트(https://learn.aasc.ucla.edu/saigu)를 통해 직접 주도한 4.29 폭동 프로젝트를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4.29 폭동이 일어났을 당시 미주 한국일보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4.29 폭동 현장 기사를 영어로 번역한 것으로 폭동에 대한 한인사회의 당시 시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우메모토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만연한 아태계 주민을 향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태계 주민들에 대한 역사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UCLA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우메모토 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는 아태계 주민들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여 모든 사람들이 서로 평등하게 대우하는 사회를 목표로 지난 1964년 설립됐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미국 내 아시아계 주민들의 역사를 심도있게 다루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아시안 커뮤니티와 관련한 연구 및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의 중요성은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는 단지 연구하고 책을 출판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LA 지역을 넘어 미 전역에 여전히 공공연하게 깔려 있는 아태계 주민들을 향한 불평등을 없애고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센터는 존재한다.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는 크게 ▲아태계 주민들에 대한 지식정보를 전파하고 ▲차세대 교육 리더를 양성하고 ▲세미나 교육 등을 통해 증오범죄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아태계 주민들의 위상은 매우 천천히 개선되고 있지만 ‘평등’을 향해 가는 길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아시아계 주민들을 향한 편견, 증오심이 증오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이럴 때일 수록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고 생각한다.

-소장으로서 목표는

▲크게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번째는 아시안 커뮤니티를 위한 법안들이 마련될 수 있게끔 아시안 커뮤니티를 주제로 한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다. 현재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가 주도하는 총 15개의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시안 커뮤니티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해당 주제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나갈 예정이다. 팬데믹 시기에 아시안 커뮤니티는 증오범죄는 급증했는데, 관련 연구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아시안 커뮤니티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도 상정될 수 있다.

또다른 목표는 교육이다. 아시안 증오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미국 내에서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주민은 드물다.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해 알리기 위해 ‘아시안 아메리칸 스터디 멀티미디어 텍스트북’(Asian American Studies Multimedia Textbook)을 작업 중에 있다. 해당 텍스트북은 총 50챕터로 구성돼 있고 현재 20챕터까지 완료됐다.

이중 4.29 폭동 관련 챕터도 포함돼 있다. 아시안 증오범죄를 멈추기 위해서는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선행돼야 하는데, 아시안에 대한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은 가장 먼저 준비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초대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석좌교수를 역임한 제리 강 교수가 집필 중인 4.29 폭동 책과 웹사이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4.29 폭동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9일 제리 강 교수가 진행한 4.29 관련 프로젝트를 웹사이트(https://learn.aasc.ucla.edu/saigu/)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1992년 4.29 폭동 당시 미주 한국일보 기자들이 직접 취재해 작성한 기사들을 영어로 번역해 웹사이트에 무료로 제공할 것이다. 이는 외신으로만 4.29 폭동을 접했던 일반 주민들이 한인 사회의 시각으로 한인 미디어가 게재한 기사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강 교수가 집필한 4.29 책은 오는 여름께 출판될 예정이다.

-‘UCLA 코리안 아메리칸학’ 한국일보 코리타임스 석좌교수직을 초빙 중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지난 2009년 미국 최초로 신설된 ‘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석좌교수직’은 UCLA 동문인 한국일보 미주본사 장재민 회장의 주도로 한인사회에서 조성된 50만 달러의 기금을 통해 설치됐다. 석좌교수는 ‘코리안 아메리칸학’을 연구 및 교육하는 역할을 한다. ‘코리안 아메리칸학’은 일반 한국학과는 달리 미주 한인 이민사회와 미국 내 한인들의 역사 및 현황, 성취 등을 학문적으로 조명하는 것이다.

-한인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는 미국에서 이민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했다. 미국 내 아시안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기 위해서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역사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민자들 가정에서도 세대에 따라 이민 역사에 대한 지식 격차는 크다. 아시안 아메리칸 역사에 대한 자료와 정보가 대중에게 접근성 높게 제공될 때,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수 있다. 때문에 UCLA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는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 중에 있고, 많은 한인 주민들이 이용하시길 바란다.

■ 캐런 우메모토 소장 약력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교 사회과학 학사
-UCLA 아시안 아메리칸 스터디 석사
-MIT 공대 도시계획학 박사
-현 UCLA 아시안 스터디, 도시 계획 교수
-현 UCLA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 소장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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